스웨덴행 명단에 포함…수석대표 김명길과 손발 맞춰 대미협상 전담할듯
실무급 정남혁도 대표단에 포함…北외무성 핵심 '미국통'들 출동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성조 기자 = '막말' 담화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북한의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조만간 열리는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차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권정근 전 국장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난 중국국제항공 항공편의 항공권을 발권한 북한 대표단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북미 실무협상 장소로 점쳐지는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정근은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 협상팀 차석대표 역할을 할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김명길 대사와 권정근 전 국장이 이끄는 북한의 대미 협상 '3기' 팀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측 협상팀과 이번에는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권정근은 최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자리를 조철수에게 넘겨준 사실이 전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지만, 이후 직책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대미외교 라인에서 비교적 '뉴페이스'인 그는 지난해 11월 북한 매체에 보통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겸임하는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국장 임명이 올해 4월 공식 확인됐다.
북미협상 교착 국면에서 권정근은 주로 미국과 남한을 거칠게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대미·대남 '공격수' 역할을 해 왔다.
그는 지난 8월 11일 담화에서는 한미의 연합지휘소훈련을 비난하며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콧집이 글렀다"는 등 막말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는 권정근 개인이 주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외무성과 북한 정권의 의중이 담긴 표현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따라서 대미협상 핵심 인력으로 기용된 권정근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데뷔'한 뒤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권정근은 수석대표인 김명길 대사와 함께 대미 협상만 전담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에 앞서 4일 진행되는 예비접촉에는 권정근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예비접촉은 본협상보다 한 단계 낮은 급의 인사가 참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국 측의 예비접촉 참석자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한편, 이날 베이징 공항에 나온 북측 대표단 가운데는 정남혁이라는 인물도 확인됐다.
그는 지난 2016년 7월과 2017년 11월 '외무성 미국연구소 연구사' 직함으로 각각 미국의 북한 인권 관련 제재와 한반도 전략자산 반입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또 2017년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는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북미국장을 수행해 참석했으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결국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때부터 대미협상에 관여한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미국 국장 출신의 차석대표 권정근, 실무자급인 정남혁 등 최선희 제1부상 아래에 있는 북한 외무성의 핵심 '미국통'들이 이번 실무협상에 참여할 전망이다.
정남혁 북 미국연구소 연구사 |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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