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탈퇴) 관련 최종 협상안을 제출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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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 관련 최종 협상안을 제출했다. 그간 최대 쟁점이었던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통제에 관한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의 대안을 내놨다. 브렉시트는 이달 31일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은 존슨 총리가 이날 브렉시트 관련 공식 입장을 담은 서한과 7쪽짜리 설명 문서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서한의 제목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타협안: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위한 영국의 제안'이다.
협상안에는 그동안 쟁점이 된 기존 '백스톱' 조항을 제거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11월 영국과 EU는 북아일랜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당분간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머무르도록 하는 안전장치에 합의했다. 1998년 영국의 통치에서 벗어난 아일랜드와 영국 잔류를 원하는 주민이 많아 영국령으로 남게 된 북아일랜드 지역을 하나의 울타리로 묶어주던 EU에서 북아일랜드만 빠져 나올 경우 갑자기 양측간 통행, 통관 절차가 엄격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취임 전부터 백스톱에 반대해왔다. 그는 "백스톱의 시한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언제까지 영국이 EU 시장에 남을지 모르고, 그렇게 되면 독자적인 무역정책을 세울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EU 측도 아일랜드 백스톱 문제는 온전히 영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백스톱을 대체할 만한 현실적 대안을 영국이 제시하기 전까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존슨 총리는 대안으로 '두 개의 국경'안을 제시했다. 영국이 EU에 분담금을 내기로 한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부터는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단일 시장을 나오는 대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하나의 '섬 전체 규제구역(All-island regulatory zone)'으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르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양측을 오가는 농산물 및 공산품 부문은 서류를 전산으로 처리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고 물류 검사도 최소화하게 된다. 물류 검사 또한 국경에서 이뤄지지 않고 거래업체 내부나 공급망 관련 다른 장소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협상안은 대신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부터 매 4년마다 투표를 통해 북아일랜드가 이 같은 방안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존슨 총리는 협상안에서 "영국-EU 전체 교역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인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간 교역 때문에 영국 전체를 EU 단일시장에 남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이를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EU 측이 이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존슨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영국의 제안에는 일부 긍정적인 진전이 있으나 아직 일부 문제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 측 협상팀이 이제 해당 제안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이 EU와 헤어진 상태에서 북아일랜드만 아일랜드와 자유로운 통관을 하면 북아일랜드 가톨릭계의 독립 욕구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의 합의안은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보다 더 안 좋다"면서 "이것이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17~18일 EU와의 사실상 마지막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이 그 전에 EU와 10일간의 '터널 협상'에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EU 측이 거절했다"면서 "백스톱이 영원히 유지될 지 모른다는 우려는 해소했지만 궁지에 몰린 존슨이 지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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