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국경 또는 인근서 통관확인절차 없을 것"
"굿프라이데이 협정 존중…영국 전체가 EU에서 탈퇴할 것" 강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기존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의 대안을 유럽연합(EU) 측에 정식으로 건넸다.
존슨 총리는 이른바 '안전장치'(backstop)를 대체하기 위한 개념을 담은 이 대안을 EU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10월 31일 아무런 협정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마지막 날 무대에 올랐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EU에 전달할 브렉시트 계획의 큰 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영국과 EU가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이같은 '안전장치'가 반(反) 민주적이라며, 이를 폐기하지 않으면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왔다.
EU 측은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과 양립할 수 있는 '안전장치' 대안을 내놓는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존슨 총리는 "오늘 우리의 브렉시트 계획을 브뤼셀에 내놓을 것"이라며 "이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제안이며, 양측 모두에게 타협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이나 국경 인근에서 통관 확인 절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영국이 굿프라이데이 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경 양쪽에 있는 농부와 다른 사업체들에 적용되는 현재의 규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북아일랜드를 포함해 영국 전체가 독자적인 무역 정책 권한을 갖고 EU(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
앞서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EU에 '4년간 두 개의 국경'을 뼈대로 하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종료 후에 북아일랜드는 2025년까지 농식품 및 상품과 관련해서 EU 단일시장에 남게 된다.
이에 따라 EU의 농식품·상품 관련 규제가 북아일랜드에 계속 적용되며,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넘어가는 농식품·상품은 이른바 '규제 국경'에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4년 후 북아일랜드 의회는 EU 단일시장에 남을지 영국처럼 탈퇴할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2021년부터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면서 영국은 독자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권한을 갖게 된다.
이 경우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에는 '관세 국경'이 생기게 된다.
영국은 첨단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인프라를 설치하지 않고도 최소한으로, 교역에 방해가 안 되는 방식으로 통관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존슨 총리는 만약 EU가 영국이 내놓은 타협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영국 입장에서 대안은 '노 딜' 브렉시트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물론 우리가 원하고 추구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같은 결과에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갖게 될 변화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야생동물 이동을 금지할 수 있고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놀라운 수출을 해내고 있다. 몇 달 전 (영국 남부) 와이트섬의 조선업자는 큰 레저용 쌍동선을 멕시코에 수출했다. 우리는 '제이슨 도너번'의 CD를 북한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영국과 무역 관계를 맺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존슨 총리는 덧붙였다.
그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 좌절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브렉시트를 완수하자"고 촉구했다.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 후 당원들과 인사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
존슨 총리는 "영국은 증기기관과 원자력, 게놈의 시대를 열었고, 의회 민주주의와 여성 해방을 주도했다. 모두가 다른 방식에 굴복할 때 이 나라와 보수당은 자유 시장과 민영화를 개척했고 이는 전 세계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제 우리는 모두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한 것을 해내기 위한 커다란 발걸음을 하려 한다"면서 "합리적이고 온건하면서도 감세를 실시하는 보수당 정부를 이룩하자. 브렉시트를 해내고 이 나라를 하나로 뭉치게 하자"고 촉구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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