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용인외대부고 '자사고 평가대비' 특정감사 통보

"2017년 이후 감사이력 없어 형평성 차원"…학교 "점수 깎기 위한 감사"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교(용인외대부고) 에 특정감사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용인외대부고의 최근 감사 이력이 없어 다른 평가 대상 학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학교 측은 평가 점수를 깎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2일 도교육청과 용인외대부고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학교 측에 특정감사 계획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인기 여전한 자사고 내년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를 앞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교(용인외대부고)의 2020학년도 입학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정감사는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 등 상급 기관이 소속 기관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종합감사와 달리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감사 취약분야 등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감사다.

도교육청은 통상 연초에 그해 종합감사 및 특정감사 계획을 세워 감사를 벌이는데, 이번 용인외대부고 특정감사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담당하는 학교정책과가 감사관에 요청해 계획이 추가로 잡혔다.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자사고 평가 지표 중 감사 등 지적사항과 관련한 내용이 있는데 용인외대부고는 2017년 용인교육지원청 종합감사 외 감사받은 이력이 없다"라며 "다른 평가 대상인 학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특정감사를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자사고뿐만 아니라 자공고, 특목고 등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자사고 평가를 받은 안산동산고의 경우 별도의 특정감사가 없었던 점에 대해선 "평가 대상 기간 5년간 교육청을 비롯해 교육부 등 5개 기관에서 충분한 감사를 받아 감사를 추가로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 감사팀은 12월 9일부터 5일간 학교에서 현장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감사 대상은 학사 관련 회계, 복무, 교무학사, 신입생 선발 등 학교운영 전반이다.

학교 측은 얼마 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자사고 평가 기준점 상향을 시사한 데 이어 특정감사 계획까지 나오자 평가 점수를 낮추기 위한 표적 감사라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용인외대부고 관계자는 "5년 전 재지정 평가 때엔 이런 식의 특정감사가 없었다. 감점을 만들기 위한 감사, 어떻게 교육 기관이라는 곳에서 이런 감사를 할 수 있느냐"라며 "공정해야 할 집단이 가장 불공정한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은 감사 문제를 자사고뿐만 아니라 다른 지정 학교들에도 똑같이 적용한다고 하지만 내년 특목고 평가 대상인 일부 외고들은 이번 특정감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구색 갖추기로 공립학교 두 곳을 끼워 넣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학교의 이런 비판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감사'가 지정 취소 당락을 좌우할 만큼 큰 점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올해 자사고 평가부터 총점에서 '감사 등 지적사항' 항목에서만 12점을 감점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가 달라져, 평가받는 자사고들이 '학교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안산동산고는 이 영역에서 감점 최대치인 12점이 깎였다.

학교 측은 ""감사는 교육청의 권한이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다. 교육청이 키를 잡고 있는데 학교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용인외대부고 자사고 지정 평가지표를 정해 조만간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지표를 근거로 학교가 자체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도교육청은 현장 평가 등 절차를 거쳐 자사고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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