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 전남에선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를 비롯해 ‘목포항구축제’, ‘강진청자축제’, ‘곡성심청축제’ 등 다양한 가을축제도 예정돼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에 따라 소독약제 등을 집중 살포 중인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지난 28일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8호 태풍 ‘미탁’이 2일 남해안으로 상륙해 전남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고 1일 밝혔다.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북상하면서 광주·전남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광주 남구 기독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채 걷고 있다. 뉴시스 |
제18호 태풍 미탁은 현재 중심기압 980h㎩ 중심에서는 초속 29㎧의 강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은 2일 오후 3시쯤 목포 남서쪽 150㎞ 해상을 통과 후 남해안으로 상륙해 전남 등 한반도 남쪽을 관통한 뒤 3일 오후 9시쯤 독도 서쪽 90㎞ 부근 해상으로 진출,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미탁’의 남해안 상륙을 예상하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수축하지 않은 채 일부 유지되고 있고, 현재 태풍 발생지역에 동풍계열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상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데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확장하는 한여름에는 중국쪽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에는 일본쪽으로 향한다. 이번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기에 접어들지 않고 어정쩡한 세력을 유지할 경우 한반도 방향으로 태풍의 길이 열린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물론 태풍의 길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공기가 서로 밀고 밀리는 세력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위아래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소 유동적일 수도 있다. 차고 건조한 공기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할 경우 태풍은 일본 쪽으로 밀려나게 되고, 반대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고 차고 건조한 공기가 약해지면 태풍은 우리나라 쪽으로 더 올라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탁’도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더 커진다면 상륙지점이 좀 더 위로 올라가 남해안이 아닌 중부지역에 상륙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현재까진 태풍 미탁이 제주도를 거쳐 남부지방에 상륙하고, 지난 태풍 ‘타파’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태풍은 남해안을 시작으로 비가 오기 시작, 2∼3일에는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와 최대 4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바람도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1∼3일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이 40∼5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고, 내륙에서도 강하게 불겠다.
태풍 미탁은 28도 이상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계속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17호 태풍 타파가 수온 28도 정도의 해역에서 발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태풍 미탁이 더 뜨거운 바다에서 발달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태풍 ‘미탁’은 올 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7번째 태풍이다. 국내 기상관측 이래 1904년 이후 현재까지 한해에 태풍이 한반도에 7번이나 영향을 미친 경우는 1950년과 1959년 단 두 차례에 불과해 올해는 60년 만에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에 가장 늦게 영향을 미친 태풍이 1906년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였다는 점에서, 또 다른 태풍이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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