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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0개월 만에 복귀하는 김한슬 "난 아직 녹슬지 않았다"

이데일리 이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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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0개월 만에 복귀하는 김한슬 "난 아직 녹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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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지FC를 통해 복귀전을 치르는 김한슬.

더블지FC를 통해 복귀전을 치르는 김한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5연승을 내달리며 한국 격투기계의 ‘믿을맨’으로 손꼽히던 김한슬(29)이 2017년 12월 마지막 경기 이후 1년 10개월만에 돌아왔다. 교만했고, 유명세와 돈 버는 것만 바라봤던 예전의 김한슬은 더 이상 없다.

부상과 복잡했던 개인사를 딛고 돌아온 ‘우주대스타’ 김한슬은 오는 5일 서울 강남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더블지FC 03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상대는 일본 워독(WarDog) 챔피언인 마에다 마코토다.

김한슬은 2017년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피닉스FC 4에서 레바논의 모하마드 고라비(31)를 이기며 5연승을 기록했다. 한국 격투기계는 김동현을 이을 웰터급의 인재가 나왔다는 것에 환호했다. 그에겐 창창한 앞날만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경기 후 훈련중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부상을 입었다. 재활기간만 1년이 걸리는 혹독한 부상으로 김한슬에게 강제 쉼표가 주어졌다. 그 사이 많은 일이 벌어졌다.

김한슬은 “소속 문제와 아버지의 사업 부도, 어머니의 사망 등이 겹치며 정신적으로 크게 무너졌다”며 “공황장애와 조울증이 찾아왔고 그런 나를 연인도 더 함께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정말 모든걸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모든걸 놓고 술만 마셨고 선수에겐 재활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재활마저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한슬은 다시 오픈핑거 글러브 끈을 바짝 조였다.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도움이 컸다.

그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남은건 결국 ‘사람’뿐이었다”며 “힘든 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위로해주고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한슬은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웠고 자신이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찾아갔다.


김한슬은 이번 10월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찬성이 운영하는 코리안좀비 체육관을 다니고 있다.

김한슬은 “존경하는 사람 밑에서 꼭 한 번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며 “세계적인 선수와 함께 하면서 노하우, 기술은 물론 그 겸손함과 인간적인 자세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찬성의 체육관에서 ‘인턴기간’을 보내고 있다는 김한슬은 “많이 바뀐 김한슬을 지켜봐달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상대인 마에다 마코토는 나이(1977년생)는 적지 않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본 단체 워독 챔피언을 지낼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김한슬은 2년여 가까이 실전 무대에서 뛰지 못했다. 거리감이나 실전 감각을 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슬은 “전적관리용 매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며 ““당당하게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UFC 출신 파이터와도 싸워 이겨봤던 경험이 있기에 스스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이겨서 지난 시련이 나에게 성장판이 됐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한슬은 “주무기 왼손 스트레이트는 이번에도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아픔이 더 높이 뛰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