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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볼턴 "방위비 6조 요구받은 韓, 평소처럼 협상하기 힘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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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CSIS 포럼서 첫 강연 후 일문일답

"한일 분담금 조정 필요…평소처럼 안 될 것"

"북, 핵없이 살기로 결정 리비아 모델 가능,

최악은 경제지원, 제재 완화로 생명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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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현지시간)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와 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한일 갈등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관해 답변하고 있다. 이광조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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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현지시간) ‘중앙일보-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 2019’에서 지난 10일 사임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 강연을 했다. 그는 지난달 방한 도중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요구한 데 대해 "최초 요구 금액이 얼마든 초기 금액일 뿐으로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평소처럼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정권교체론과 군사옵션을 이날 다시 꺼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는 내가 민간인 신분으로 이 자리에 선 걸 기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그들의 엄중한 핵 위협에 대해 꾸밈없이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은 덜 기쁠 것”이라고 농담도 했다. 이어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와의 좌담 질의응답에서 보다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 아래는 주요 문답 내용.

Q : 한·일 갈등 관련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해야 하나.

A : “우리는 한ㆍ일 동맹을 다시 효율적으로 한데 묶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미군이 주둔하는 두 나라의 분열은 현 정부의 인도ㆍ태평양 정책을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했다. 분쟁의 일부 문제들은 한국 측 국내 정치적 스펙트럼으로부터 비대칭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분열의 기원은 1965년 한ㆍ일 기본협정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고, 이것이 양국 미래 관계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 만약 북핵 합의가 이뤄져도 일본은 자신의 수표책을 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한국은 놀랐지만, 거꾸로 1965년 협정에 대한 도전이 야기한 위험을 인식하진 못하는 것 같다. 지소미아 중단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제는 추가 사태 악화를 막고 양자 대화로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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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현지시간)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사임이후 첫 공개 발언을 했다.[이광조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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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훈련 중단이 준비태세에 나쁜 영향을 주는데 방위비도 북한을 돕는 게 아니냐.

A : ”미국과 동맹은 사소한 문제 한두 가지는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walk and chew gum)고 생각한다. 그사이 북한이 반복적으로 우리를 이간질하지 못하게 하는 데 높은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성숙한 대화와 동시에 김정은이 무엇을 할지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 이 문제가 분명 양국 정치 주체를 분열할 수 있겠지만 몇달은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 군사 대비태세 약화는 내가 판단할 입장은 아니지만, 권위 있는 사람들이 주한미군 슬로건인 ‘파이트 투나이트’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미국인이 거기에서 안전한지 물어야 하고 훈련 축소가 군사적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권위 있는 연구가 있어야 한다.“

Q : 현재 제재는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데 협상에서 일부 제재를 포기할 수 있나.

A : ”난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재는 과거 안보리 결의안 1695호와 1718호 때처럼 단기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장기간 점진적으로 제재를 증가하면 상대는 제재를 회피할 방법을 찾아낸다. 북한과 이란이 그 분야 전문가다. 따라서 문제는 효과적인 이행이다. 북한이 석탄ㆍ석유 환적을 많이들 얘기하는데 이란과 중동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나는 중국ㆍ러시아와 더 큰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해상 환적을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다른 정책을 써야 한다.”

Q : 당신이 만족하려면 북한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 “난 북한이 언제든 자발적으로, 충분하게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만족하게 하려면 그들은 전체 핵 체계를 포기해야 한다. 나는 가짜 사찰은 원치 않기 때문에 강력하고 철저한 사찰에 합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합의를 위반한 북한 정권의 신뢰도를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떤 합의라도 진정한 검증을 해야 한다. 북한 체제 내부에 어떤 근본적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어떤 약속도 신뢰할 근거가 없다.”

Q : 리비아 실제 가동도 안 했는데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나.

A : “북한이 핵무기 없이 더 잘 살 수 있고 안전하다고 결정한다면, 적용할 수 있다. 리비아가 매우 제한적이지만 자신의 핵 프로그램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로 실어 내오도록 허용한 뒤 우리는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북핵도 그럴 여지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북한이 단순히 방어용이 아니라 한반도를 자신의 통치 아래 두려고 핵 능력을 보유했다고 볼 근거도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다른 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내가 훨씬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의 핵 보유를 허용하고 직접 경제 지원을 하거나 제재를 완화해 정권에 생명줄을 계속 유지해주는 것이다.”

Q : 김정은은 직접 만나보니 어떤 사람이더냐.

A : “나는 그가 북한을 철저히 장악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버지(김정일)가 사망한 뒤 그가 군부의 꼭두각시이고, 내부 다른 파벌이 북한을 장악했다는 많은 의문도 제기됐지만, 이제는 그가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나는 그가 이런 역할에 매우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Q :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로 증액 요구가 적절했나.

A : “방위비의 공정한 몫을 부담하라는 게 부적절한 건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이런 압박 때문에 합계 1000억 달러 넘게 늘렸다. 나는 한국과 일본에게도 재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최초 요구 액수(opening bid)는 금액이 얼마든 최초 요구일 뿐이다. (결과는)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 다만 평소처럼은 안 될 것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강태화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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