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가용 인력 총동원, 법률전문가·프로파일러·법의학 교수 투입"
검찰 기소여부 판단 관심…기소돼도 유죄 여부 치열한 법정 공방 예상
가용 수사 인력을 모두 동원하고 전국 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6명과 외부 법률전문가, 법의학자가 수사에 참여했지만, 고유정에 의한 살인의 정황증거만 확인한 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뒷받침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은 끝내 찾지 못해 반쪽짜리 결론이란 지적이다.
[그래픽] 전 남편 살해 고유정 주변 사건 관계도 |
청주 상당경찰서는 30일 의붓아들 A(5)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고씨를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건이 집 안에서 발생해 직접 증거 수집에 한계가 있었고, 수사 대상자 2명도 범행 부인하는 상황에서 심리·의학·법률 자문을 정밀하게 진행해 최종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께 고유정의 현 남편 B(37)씨는 잠에서 깬 뒤 숨져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
감식 결과 A군은 시신에서 폭행이나 아동학대의 의심점은 발견되지 않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과학수사계 감식과 국과수 1차 소견에서 명백한 타살 혐의점이 나오지 않아 경찰은 정밀 부검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5월 1일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A군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튿날 경찰은 고유정과 B씨를 각각 조사했다. 당시 고씨 부부는 아들이 사망한 경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5월 31일 B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고유정은 의붓아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이었던 5월 25일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6월 1일 경찰에 붙잡혔다.
사용 안 한 범행도구 환불받는 고유정 |
추가 약물 검사, 거짓말 탐지기, 통신, 디지털 포렌식,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분석 등 다각적인 수사에도 '고유정에 의한 살인', 'B씨의 과실치사' 양쪽 모두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B씨 모발에 대한 국과수 추가 약물 검사에서 통상적인 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수면유도제 성분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저도 고씨가 사건 당일 B씨에게 약을 먹였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외 고씨가 사건 당일 깨어 있었다는 휴대전화 흔적도 정황 증거다.
경찰은 전국 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 6명, 법률·법의학 전문가들의 분석을 거쳐 '고유정에 의한 살인'으로 최종 결론을 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고유정에 의한 살인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유죄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당경찰서 수사관은 "경찰 생활하면서 이번 사건 만큼 어렵고 힘들고, 난해한 사건은 없었다"며 "부끄러움이나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수사했다"고 말했다.
얼굴 가린 채 이송되는 고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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