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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아동학대 약한 처벌에…제2, 3의 '고준희 양'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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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들 살해 계부, 2년전 아동학대로 집행유예

친모 선처 요구…가정 내 아동학대 대부분 '집유'

'고준희 양' 사건으로 형량 강화 했지만

"여전히 처벌 수준 미약, 재발방지 교육 등 강화"

"계부에 아이 돌려보낸 기관 점검도 필요"

아시아경제

5살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26)씨가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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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5살 아이가 계부에 의해 비참하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17년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이른바 '고준희양 암매장'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제2, 제3의 고준희양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새벽 5살 의붓아들 B군을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A(26)씨가 긴급 체포됐다.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B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m 길이의 목검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년 전인 2017년에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ㆍ유기ㆍ방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아동학대에 대한 보다 엄격한 처벌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A씨는 둘째 의붓아들인 C(4)군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했지만, 아이들의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행이 유예됐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두 의붓아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리를 받으며 2년 6개월간 보육원에서 지냈으나, 지난달 30일 A씨가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지 한 달 만에 결국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 대부분이 친모 등 주변인의 선처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로 인해 아동학대 재범률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의 경우 약 14%의 재범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7년 D(34)씨는 자녀들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은 뒤 "아빠가 좋다"는 딸의 대답에 '거짓말'이라며 때리는 등 자녀 넷을 잇따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씨는 수차례 폭력전과가 있었음에도 자녀들과 아내가 D씨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고준희양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한 형량은 강화됐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자체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희양 사건 당시 아동학대치사죄의 최대 권고형이 징역 13년 6월이었다. 이후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지난해 7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해 최대 징역 15년까지 처벌하도록 의결했다. 다만 고준희양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친부 고모(38)씨와 동거녀 이모(37)씨는 그 전에 재판에 넘겨져 새 기준이 적용되진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5월 고씨의 징역 20년과 이씨는 징역 10년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제대로 된 점검 없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계부에게 아이를 돌려보낸 것부터가 문제였다"라며 "체계적인 관리가 있었는지 실태 조사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아동학대 사건에도 교육이나 처벌없이 넘어간 친모 역시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가정 내 아동 상해에 대해서도 엄격한 처벌과 재발방지 교육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간 아동학대 사망 아동은 132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28명의 아동이 사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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