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 나온 안도의 한숨'...충남 홍성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 '음성' 판정

한 방역당국 관계자가 아프리카돼지 열병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돼지로부터 피를 뽑고 있다. /조선일보

지방자치 단체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키우는 충남 홍성 양돈농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음성으로 판정됐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 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를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홍성군 광천읍 H도축장에서 검사관은 전날 출하된 비육 돼지 88마리 가운데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홍성군 장곡면 가송리에서 2800마리를 키우는 한 양돈 농가에서 출하됐다.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3만4000만리(12개 농가), 3㎞ 내에는 8만6000마리(62개 농가)의 돼지를 키운다.

도축장 검사관 부검 결과 폐사한 4마리에서 질식, 비장 증대, 청색증 등의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파견한 방역관이 5마리에 대해 부검한 결과 비장은 정상이었으며, 장간막에 미세출혈 및 질식 소견이 나왔다.

신고가 이뤄진 이후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충남지역 양돈 농가를 비롯해 전북, 전남 양돈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 최대 축산단지로 퍼지는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사례가 확진으로 판정받을 경우 인천∼경기∼강원을 잇는 중점 방역 라인이 뚫리면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최대 양돈사육 밀집지역인 홍성을 중심으로 한 충남에서 ASF가 발병할 경우 한국 양돈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8년 기준으로 충남은 국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 1100여만마리의 5분의 1 정도인 240여만마리(1227개 농가)를 사육하는 국내 최대 양돈 밀집 지역이다. 특히 의심사례가 발생한 홍성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58만5000여만마리의 돼지를 키운다.

충남 홍성에서 돼지를 키우는 한 농장 대표는 "홍성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전남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며 음성판정이 나왔지만 감염원인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양돈 농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환 농업전문기자(daeba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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