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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의 미식로드] 구이·육회·백숙까지…닭한마리, 코스로 즐기다

이데일리 강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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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의 미식로드] 구이·육회·백숙까지…닭한마리, 코스로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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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는 닭한마리로 다양한 코스 요리를 만들어 손님 상에 올린다. 전남 순천의 서순천가든에서는 식당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을 주문과 동시에 바로 잡는다.

호남에서는 닭한마리로 다양한 코스 요리를 만들어 손님 상에 올린다. 전남 순천의 서순천가든에서는 식당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을 주문과 동시에 바로 잡는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호남은 예부터 구례평야, 장흥평야와 같은 곡창지대와 영산강과 섬진강 등의 물줄기가 흘러 한반도의 젖줄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호남이 가물면 전국이 굶어 죽는다는 소리가 있었겠는가. 거문도, 칠산도, 청산도, 흑산도, 돌산도 등의 섬을 아우르는 남해와 지리산 같은 험준한 산자락은 풍부한 식자재를 제공했다. 그런 이유로 조리법은 다채롭고 별미가 많다. 홍어 한 마리로도 홍어회, 홍어삼합, 홍어무침, 홍어애탕국 등 각기 다른 맛의 변주를 구사하는 곳이 바로 호남이다. 닭요리도 그냥 내놓지 않는다. 닭 한 마리로 다양한 코스 요리를 만들어 낸다. 닭발과 닭가슴살, 닭 근위(모래집)를 활용한 닭 육회에 이어 닭구이나 매콤한 맛의 닭불고기, 압력솥단지에 푹 삶아낸 닭백숙,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닭 녹두죽으로 이어진다. 광주 무등산 자락 일대와 광양 4대 계속, 순천 청소골의 계곡과 산장, 해남 대흥사 초입 등에 닭요리 전문점이 많다.

닭육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 바로 잡은 닭이어야만 먹을 수 있어서다. 사진은 전남 구례의 당골식당 닭육회.

닭육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 바로 잡은 닭이어야만 먹을 수 있어서다. 사진은 전남 구례의 당골식당 닭육회.




특히 순천은 대표 음식으로 닭구이를 내세울 정도다. 이곳 닭구이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품고 있어서다. 계족산 자락의 서면 청소골은 과거 시험을 보러 가기 위한 관문길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 주막에서 급제를 기원하며 마늘과 소금 등 간단한 양념으로 닭구이를 해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들에게 제공했다는 이야기다. 청소골 닭구이 거리에는 제법 이름난 식당들이 몰려 있지만, 굳이 청소골까지 가지않아도 순천 시내에서 닭구이 전문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서면 구만리에 자리한 ‘서순천가든’은 순천에서도 오랫동안 토종닭구이를 판매하고 있는 식당이다. 닭구이는 토종닭 한 마리를 조각내 구워 먹는 음식이다. 보통 소금, 후추, 마늘, 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숙성해 연육한 뒤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 부드럽게 양념이 배어 있고, 토종닭의 쫄깃한 육질은 그대로 살아있다.

미리 주문하면 나오는 닭 육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 바로 잡은 닭이어야만 먹을 수 있어서다. 서순천가든의 닭 육회는 누린내가 없고,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부위별로도 맛이 다르다. 가슴살은 차진 맛으로, 닭발은 잘게 다져 오도독한 식감으로, 근위의 쫄깃함으로 입맛을 유혹한다. 여기에 참기름 듬뿍 담은 소금장에 찍으면 고소함이 배가된다. 참고로 이곳을 방문한다면 2시간 전에 전화로 주문하는 것이 좋다.

전남 순천의 서순천가든에서는 토종닭을 직접 키우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신선한 닭고기를 손님 상에 올릴 수 있다.

전남 순천의 서순천가든에서는 토종닭을 직접 키우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신선한 닭고기를 손님 상에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