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건 발생…강화군서만 3차례 연속 확진 판정
감염경로 파악 중…차량 이동 연결고리 파악이 관건
멧돼지 관리 등 정보 공유 엇박자…불안감 키워
26일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한 양돈농장 인근에서 방역차량이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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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북부에 이어 인천 등 서부권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감염 경로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부 차량 역학관계만 드러났을 뿐 아직까지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다. 야생멧돼지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나오고 관계부처는 접경지역 관리에서 엇박자를 나타내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 경기 이어 인천까지…6만여마리 살처분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ASF는 총 7차례 발생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돼지농장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연천군, 김포시 등에서도 추가 발생했다.
지난 24~26일에는 인천시 강화군에서만 세차례 연속 ASF 확정한 돼지농장이 나왔다. 특히 26일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한 섬 지역인 석모도 내 강화군 삼산면에서 7번째 ASF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돼지 살처분 대상도 늘어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5일 오후 7시 기준 예방적 살처분 대상은 32개 농장, 6만283마리다. 13개 농장 2만2183마리를 살처분·매몰했고, 19개 농장의 3만8100마리가 남았다.
정부는 발생농장간 차량 이동에 따른 전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는 1~4차 발생농장간 차량 역학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여기에 파주 발생지역과 5~6차 발생농장이 위치한 강화지역간 차량 이동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연결 고리를 푸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올해 비무장지대(DMZ) 내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죽어있는 야생 멧돼지 2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체에 대해 정밀검사한 결과 ASF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북한과 접경 지역인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북한 확산 상황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ASF 전파 매개체로 분류하는 야생멧돼지 관리를 위해 농식품부를 비롯해 국방부, 환경부 등이 공조 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정보 공유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더불어민주당측에 올해 들어 멧돼지 사체 34마리를 발견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멧돼지 사체 발견 사례는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멧돼지 관리에 대해 두 부처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다른 정보를 갖고 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오순만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멧돼지 사체는 환경부가 검사하게 돼있고 농식품부가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 차이가 있지 않았는가 한다”고 설명했다.
비무장지대(DMZ) 지역에서 군과 지자체가 멧돼지 수색·포획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협의만 할 뿐 구체적 결과는 받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북한에서 ASF가 얼마나 퍼졌는지에 대해서도 부처간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ASF가 발생했다고 처음 알린 후 추가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도 그동안 북한 내 ASF 확산 정도에 대해 “OIE 추가 보고가 없었다”는 수준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24일 국회 상임위에서 “북한 전역에 ASF가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고해 현지 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렸다.
농식품부는 부처간 정보 공유 여부를 떠나 관리지역 등에 대한 방역 체계는 차질 없이 가동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정보 공유에 관계없이 접경지역에 대한 철저한 방역대책이 중요하다”며 “5월 북한에서 ASF 발생 후 14개 접경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해 집중 소독하고 멧돼지 방지 철책 설치나 기피제 살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가간 거리(오후 3시 기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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