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복지부-금융위 공동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
새 방위비 협상을 이끌 한국 정부 수석대표로 정은보(58·사진)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 26일 임명됐다. 정은보 대표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2차 한미간 회의부터 협상에 참여한다. 첫 경제관료 출신의 방위비 협상 대표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외교부는 정부가 26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에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은보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정책 조율이 뛰어난 전문 경제 관료로서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정 대표가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관으로 구성되는 협상대표단과 함께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행정고시 28회 재경직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 재경부와 금융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외교부 등 안보관련 부처 출신이 대표를 맡아온 전례와 다르게 첫 경제관료 출신이 대표에 선임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모은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례적으로 경제관료 출신의 대표가 임명된 배경에 대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11차 SMA 협상의 최적임자라 생각을 해 이번에 대표로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방위비 협상팀을 범정부적으로 꾸렸다는 점에서 애초에 외교안보 부처 이외 부처 출신까지 검토 대상을 확대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 문제를 통상 등 경제·무역 협상 전반과 연계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방위비 협상 부대표로 임명된 이성호 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차석대사도 외교통상부 북미통상과장, 외교부 국제경제국장 등을 지낸 사실상의 경제통이며 협상팀에 기획재정부 관료도 포함됐다.
그의 인선 배경에 대해 일각에선 우리 측이 이번 협상의 무게를 고려해 대표의 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해 놓고, 차관급 적임자를 가운데 정 대표를 낙점했다고도 본다. 10차의 경우 한국 측 대표인 장원삼 대표는 대사를 지낸 '실장급'이었고, 미 협상대표는 이보다 낮은 우리의 '국장급'이었다.
한편 정 대표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2차 회의부터 협상에 참석한다. 지난 24~25일 서울에서 열린 11차 SMA 체결을 위한 첫 회의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동맹비용' 등 이전과 다른 포괄적 비용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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