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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0 굴욕’ 4년 911억 기쿠치, 시애틀 계약 재앙 시작되나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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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0 굴욕’ 4년 911억 기쿠치, 시애틀 계약 재앙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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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쿠치 유세이(28·시애틀)가 험난했던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마쳤다. 아직 계약 기간이 최소 3년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대보다는 우려만 키운 시즌이었다.

기쿠치는 26일(한국시간) 휴스턴과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그러나 타선이 상대 선발 잭 그레인키(휴스턴)에게 9회 1사까지 노히터로 끌려가는 등 무기력했다. 1회 2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기쿠치는 시즌 11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로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기쿠치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기쿠치는 시즌 32경기에서 161⅔이닝을 던지며 6승11패 평균자책점 5.46에 그쳤다. 161⅔이닝에서 피안타율은 0.295에 이르렀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52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홈런만 36방을 얻어맞는 등 피장타 관리까지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좌완으로 빠른 구속, 일본에서 호평을 받았던 경기 운영 등 장점을 상당 부분 보여주지 못했다. 기쿠치의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2.5마일(약 149㎞)로 특별할 게 없었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이 먹히지 않다보니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기쿠치의 포심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18.7(팬그래프 기준)으로 낙제점이었다. 슬라이더(27.9%)나 커브(15.8%)도 모두 구종가치에서 마이너스였다.

시애틀은 어찌됐건 기쿠치를 살려 써보려고 노력했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규정이닝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한 배경이다. 하지만 8월과 9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04에 머물며 오히려 찜찜한 기분만 남겼다.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이 좋았다면 내년을 기약할 수 있지만, 기쿠치는 그마저도 아니었다. 기쿠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1로 사실상 ‘0’ 수준이었다.

아직 젊은 선수고 전성기에 있을 나이다. 내년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설마 올해보다 못할까”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쿠치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 시애틀로서는 속이 탄다. 내년도 반등하지 못한다면 그를 로테이션에 남겨두기 어렵다. 그러면 4년 계약 성적표가 급격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다.

시애틀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쿠치와 7년 최대 1억900만 달러(약 1306억 원)에 계약했다. 이중 3년은 선수 및 구단의 옵션이고, 보장금액은 4년 5600만 달러(671억 원)다. 여기에 포스팅비로 2000만 달러(약 240억 원)를 따로 지급했다. 기쿠치가 잘하든 못하든 4년 7600만 달러(약 911억 원)가 최소 투자 금액이다.

올해와 같은 활약이면 투자 금액을 상당 부분 회수하지 못한 실패한 계약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시애틀로서는 더 머리가 아플 만한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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