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3박5일간 뉴욕 일정 마치고 귀국길
-한미회담ㆍ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10개 공식일정 소화
-美 태도변화 이끌어…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한미관계 우려 불식…한미동맹 업그레드 확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5일 오전(현지시간) 뉴욕JFK 공항에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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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뉴욕)=강문규 기자]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미국 뉴욕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동력을 되살리는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과 유엔총회 기조연설,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통해 북미간 비핵화 협상 판에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미국 등 4개국 정상들과 회담, 기후회의 정상회의 연설 등 10개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청와대는 이번 방미 기간 성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한미동맹의 재확인, 국제사회 우군 확보 등을 꼽았다.
▶북미관계 전환 신호음=문 대통령은 이달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초 불참하려던 계획을 바꿔 유엔총회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말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섰던 비핵화 시계를 다시 돌리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9번째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아 조만간 열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기대감을 키웠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행사를 하지 않으며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이 북미관계의 ‘전환(transform)’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전환’이라는 표현은 ‘개선(improve)’보다 훨씬 긍정적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유연한 대북정책 전환을 시사하면서 ‘새 계산법을 제시하라’는 그동안의 북한 요구에 유연한 대처가 예상된다. 두 정상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실무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북미간 의견을 좁히지 못했던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비중있게 논의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액션 플랜으로 구체화했다는 점 등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순항을 알리는 신호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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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재확인=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애초 한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문 대통령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는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회담 일정을 결정할 때, 문 대통령과 회담을 가급적 오후 늦은 시간으로 배치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뒷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5분간의 회담이 예정됐지만, 20분이나 넘긴 65분간 진행된 것도 최대한 오랫동안 의견을 교환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백악관이 “한미 정상이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서의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할 정도로 한미동맹이 견고함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에 대응한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한일갈등 국면에서 불거진 한미관계 균열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북미간 대화 재개에 앞서 미국 뿐 아니라 폴란드, 덴마크, 호주 정상과 만나는 등 우군 확보 총력전에 나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18분간 면담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유엔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4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과 모든 회원국에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참여해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장치를 만들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상응조치’의 성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 관련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평화유지·군비통제·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되면 국제적 평화지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유엔과 회원국들의 박수를 맏기도 했다. 엄숙한 유엔총기조연설에서 연설도중 호응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설명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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