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역이 지난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당시 이연향 씨에서 제이미 라이트 씨(오른쪽)로 바뀌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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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독식하면서 또다시 외교 결례를 빚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회담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65분간 문 대통령의 숙소인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은 9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숙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초 회담은 오후 5시 15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일정이 길어지면서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45∼50분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늦게 시작했음에도 예정시간을 15분 이상 넘겼다.
회담은 양국 정상이 양옆에 통역을 두고 나란히 앉은 가운데 시작됐다. 회담장에는 양국 외교·안보 참모들도 배석했다.
모두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의 순서로 약 5분간 이뤄졌고, 국내에선 TV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 공개됐다.
모두발언에 이어 약 5분간 회담장에 있던 취재진의 질문이 속사포처럼 이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혼자 17개에 이르는 질의응답을 독점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망’, ‘북한 미사일 발사’ 등 회담 의제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지만 '총기 규제', '중동 긴장 고조' 같은 상관 없는 질문도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정치현안에 대해서도 일일이 답변했다.
특히 총기 규제 문제와 관련해선 “민주당 의원들이 터무니없이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수정헌법 2조상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는 등 민주당을 공격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고 상대국 정상을 옆에 둔 상황에서 사실상 트럼프 즉석 기자회견 같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질의응답 마지막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질문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에 나서면서 ‘질문 가로채기’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기자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느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도록 하기를 원하는지 듣고 싶다”고 질문했는데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는 그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 미국은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며 질의응답을 끝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을 옆에 두고 국내 현안 등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한 바 있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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