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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세계 제조업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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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유로존 PMI 50.4…6년만에 최저치 日제조업 PMI도 5개월 연속 경기위축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 여파로 세계 제조업 전반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통 제조강국으로 꼽히던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 경기지표가 줄줄이 위축 국면을 이어가면서다. 제조업 경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 경고음도 커졌다.

◆유로존 이어 日도 제조업 경기 악화...미·중, 위축세도 뚜렷

2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발표에 따르면 제조강국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 경기가 9월에도 위축국면을 이어갔다.

일본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9로 전달 49.3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최저이며 5개월째 위축세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설문 조사해 0~100 사이에서 수치를 낸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독일 제조업 PMI도 41.4로 전달 43.5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2009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이후 최저치다. 2017년 12월 63.3까지 올랐던 데 비하면 엄청난 위축세다.

독일의 부진한 성적 여파로 유로존 종합 PMI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9월 종합 PMI는 50.4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1.9를 크게 밑돈 것이자, 2013년 6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종합 PMI는 제조업과 서비스 기업의 활동을 합친 것인데, 제조업의 위축세가 유독 도드라졌다. 9월 제조업 PMI는 45.6으로 전달 47.0을 크게 하회했다.

IHS마킷의 필 스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사태 등 영향으로 일본과 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위축세도 뚜렷하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달까지 넉달 간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9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0으로 전월 확정치 50.3에 비해 상승했지만, 지난 3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49.1로, 전월(51.2)에 비해 떨어졌다. ISM의 제조업 PMI가 50을 밑돈 것은 35개월 만에 처음이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빨간불'...통화부양 한계 지적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제조업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CED)가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각각 2.9%, 3.0%에 불과할 전망이다.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전망했지만, 4개월 만에 전망치를 낮췄다. OCED는 "제조업 위기와 무역 갈등으로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가계 소득과 지출이 약해질 수 있다"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적극적인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유로존의 경기 둔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며 “제조업 부진이 더 길어진다면 경제를 넘어 다른 부문까지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드라기 총재는 "우리는 물가 전망에 따라 우리가 가진 모든 도구를 조정할 준비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가운데 하나인 예금금리를 -0.4%에서 -0.5%로 낮추고, 11월부터는 양적완화(자산매입)를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으로 중동 정세의 긴장이 극적으로 높아지면서 통화완화 정책만으로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이 경기 하락세를 극복할 수 있을 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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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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