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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서 '한일갈등' 언급 없어…10월 일왕즉위식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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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재자' 역할 기대됐지만 지소미아 등 한일현안 거론 안돼

유엔총회 기간 한일·한미일 '깜짝만남' 가능성 낮아

연합뉴스

한일갈등에 트럼프 개입?…청구서 더 커질 수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중재'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관련 현안이 거론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지소미아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했고, 다른 핵심 관계자는 '회담에서 일본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예 없었다"고 답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양국이 강제징용 배상 같은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갈등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치달을 당시 미국 정부는 이른바 '현상동결합의'(스탠드스틸·standstill agreement)' 방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에 나선 바 있다.

또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놓고 미국이 불만을 표시, 한미 동맹 균열 우려마저 나온 만큼 한미 정상 간 어떤 형태로든 지소미아 관련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유엔총회 일정과 맞물려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현안이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소미아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각각 미국의 동맹인 한일 양국 모두에 민감한 이슈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 역시 미국의 난감한 입장을 배려하면서도 '한일 양국 간 현안은 한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우리 정부를 향해 표출됐던 미국 조야의 부정적 기류가 일정정도 가라앉은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과정에서 청와대와 백악관이 긴밀하게 소통했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도 맥을 같이한다.

또 한국 정부가 미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더라도 정상들이 만난 자리에서 공개 거론하기보다는 실무급에서 우회적으로 중재역을 요청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실제로 수면 밑에서는 미국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18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역할과 관련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관여돼 있다"며 "그 활동이 공개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같은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는 당분간 한일 관계는 냉각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회담도 성사되긴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간에 한미일 정상의 깜짝 만남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한일 양국 간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10월 22일 일왕 즉위식 등이 한일 관계 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히 나온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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