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한미정상회담]방위비 협상 돌입한 날 마주한 한미정상…文 “공평한 분담” vs 트럼프 “대폭 인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 돌입하는 날, 한미 정상은 뉴욕에서 ‘방위비 증액’ 규모를 놓고 힘겨루기를 했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폭 인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정상회담 직후 “두 정상은 방위비분담금 협상 관련, 각자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며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 국방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비, 방위비 분담금을 꾸준한 늘림으로써,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여한 내역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두 정상은 상호 호혜적이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해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가장 먼저 “한국은 미국산 군사 장비의 최다구매국”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군사 장비 수입’을 거론한 배경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같은 날 열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직접 북한은 오랫동안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는 사실상 북한 비핵화 논의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주요 논리로 내세웠던 주장과 같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로 언급하며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하는 등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계속해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분담을 거론했지만, 실무급에서는 20억 달러에서 최대 40억 달러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조389억원인 현행 분담금을 대폭 올리기 위해 북미 실무협상 등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 역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가세했다. 국무부는 이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위비 협상 개시에 대해 “한국의 기여를 더 늘리기 위한 논의”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들이 더 부담할 수 있고 더 부담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방위비 증액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회담 직후인 이날 이틀간 서울에서 첫 실무협상에 돌입하는 만큼, 회담에서는 관련 얘기는 거론됐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유오상 기자/osyoo@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