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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한미회담, 트럼프 'step by step' 의지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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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단계적 해결, 김정은 향한 특별 메시지, 한일관계 언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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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오후 경기 파주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OP)에서 북한지역을 관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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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 24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9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를 확인하고 우리의 역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의 단계적(step by step) 해결 의지를 직접적으로 밝힐 지 여부가 관건이다. 리비아식 일괄타결을 주장해온 '슈퍼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직후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북측과 '기브 앤드 테이크'를 통해 딜을 진행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이끌어낼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전제로 한 단계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뒀던 지난해 5월에는 문 대통령과 만나 "빅딜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 노딜' 이후인 지난 4월에는 보다 직접적인 언급이 이뤄졌다. "현 시점에서는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빅딜이란 바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도 "스몰딜이 있을 수 있다. 단계적인 조치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단계적 해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더욱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볼턴 전 보좌관을 겨냥해 리비아식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려 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법'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육성으로 단계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힐 경우 북미 협상에 속도가 붙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약속된 로드맵·시간표에 따라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주고받는 '딜' 성사 가능성도 커진다. 로드맵 확정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역할을 당부할 지도 관심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남은 합의를 다 이행하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을 향한 특별 메시지 '전달'을 문 대통령에게 당부할 경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역할에 힘이 실리게 된다. 북측이 협상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우리 측과 접촉에 나서려 할 가능성도 있다.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남 비난전에 나서면서도, 수면 아래에서 우리 측과 대화를 주고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관계 문제를 거론할 지 여부도 지켜볼 일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최근 한일관계에서의 어려움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 내용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는 물론 한미일 협력 이슈가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더라도 한일 문제에 대해 중립적 언급을 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다. 미국 측 관료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우리 측에 표출해 온 일방적인 불만과 우려를 '톱다운' 방식으로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이 마주 앉아 서로 잘 지내야 한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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