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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돼지열병·겹태풍 '초비상'…잇단 악재에 농수축산 물가 '요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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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링 피해 복구도 전에 태풍 타파로 전국 농수산지 피해 상당해

농작물 잠기고 수확 전 과일 낙과 많아 양식장 시설물 파손도

일부 채솟값 급등 와중에 더욱 오를 가능성… 소비심리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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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이달 초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태풍 '링링'의 피해가 다 복구되기도 전에 지난 주말 태풍 '타파'까지 한반도를 덮치며 식탁물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과일, 벼, 양식장까지 태풍 피해가 속출하면서 당분간 농수축산물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 추가적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타파로 인해 제주에는 최대 778.5㎜(어리목)의 물폭탄이 쏟아지고 초속 40m이상의 강풍으로 농경지 등이 대거 침수됐다. 특히 앞서 발생한 링링의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다시 닥친 태풍으로 인해 농어민들은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링링으로 인해 9개 시ㆍ도에서 4270㏊ 면적의 논에서 벼가 쓰러졌으며 사과ㆍ배 등 과실류가 낙과한 면적도 1158㏊에 달했다. 2㏊ 농경지가 유실되고 밭작물ㆍ채소류를 재배하는 농경지 3285㏊가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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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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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가 가장 큰 제주의 경우 감자와 당근을 비롯해 양배추, 무 등 월동채소를 심은 밭작물을 심은 싹이 강풍에 쓸려가고 침수돼 폐작할 위기에 처했다. 사과와 배 주산지인 영남과 전라도 지역은 수확기를 맞은 과일 상당 부분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통상 강풍 이후 성장을 멈추거나 며칠 내로 떨어지는 과일이 많아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식탁물가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 일부 채소의 경우 링링 이후 가격이 크게 치솟은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배추(10㎏ㆍ상품) 도매가격은 1만5200원으로 한달 전 대비 79.2% 급등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 가을배추 출하면적이 전년보다 5% 줄어들어 출하량도 평년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도매가격 역시 전년 5740원으로 비슷하겠지만 평년대비 5300원보다 높으로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일반적인 예측치로 태풍으로 출하량이 급감해 가격이 치솟을 경우 올 겨울 김장파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호박(20개ㆍ상품)도 3만200원에 거래되면서 전월대비 62.4% 올랐고 상추(4kgㆍ적ㆍ상품)도 전월 같은기간 보다 47.6% 상승한 4만2400원을 기록했다. 얼갈이배추(4kgㆍ상품)도 지난달보다 20.7%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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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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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의 양식장 등도 시설물이 파손돼 양식 어류가 바다로 휩쓸려 가는 피해를 보았다. 지난 태풍 링링 당시에도 넙치가 수만 마리 집단폐사 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태풍이 링링이 휩쓸고 간 직후인 지난 10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제주도산 활넙치가 1㎏당 1만1500원에 경락됐다. 한 달 전 1만400원에 비해 증가했으며 23일 현재는 조금 더 증가해 1만1700원으로 거래됐다.


여기에 ASF도 식탁물가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이날 경기도 김포에서 ASF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이번 신고가 ASF로 확진되면 파주ㆍ연천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발병 사례가 된다. ASF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폭등의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긴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폭등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잇따른 태풍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며 "일단은 다음 달까지는 계속 오를 것 같다"고 예상했다.


태풍 피해로 인한 갑작스러운 물가 상승은 추가적인 소비 심리 악화로 경기를 더욱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가져올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0% 상승했다. 사실상 마이너스 상승률로 지난 1월부터 8개월 연속 0%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저물가 시대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던 소비심리가 장바구니 물가 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나면 더욱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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