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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고 싶었어요" 대학 알아보던 유망주, KC 마크 달기까지 [진우영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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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해 8월, 한 고등학교 야구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캔자스시티 산하 루키팀 소속의 오른손 투수 진우영.

지난해까지는 야구부가 13명 뿐인 글로벌선진학교의 투수였다. 야구 실력보다 학교 수업을 다 마치고 운동한다는 점이 더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 진우영 스스로도 자신이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프로 선수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시작이 좋다. 진우영은 올해 캔자스시티 소속 루키팀 소속으로 애리조나 루키리그 14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팀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 10이닝 이상 던진 선수 중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윌머 히메네스(1.74)에 이어 두 번째다.

리그를 마치고 잠시 한국에 돌아온 진우영을 지난 19일 만났다. 진우영은 "한국 와서는 다시 몸 만들면서 지내고 있다. 구단에서 준 스케줄에 맞게 혼자 준비했다"면서 "마침 운 좋게 추석 때 한국에 왔다. 오랜만에 한국음식 실컷 먹고 간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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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진우영이 누구야

같은 해 LA 다저스와 계약한 또 다른 마이너리거 최현일과 달리 진우영은 무명에 가까웠다. 최현일이 서울권 3개 팀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히던 유망주였다면, 진우영은 팀보다 감독(최향남 감독)이 더 유명한 글로벌선진학교의 키 큰 투수 정도로 통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다.

그 역시 베이징키즈였다. 진우영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 보는 거랑 하는 걸 좋아해서 시간날 때마다 아버지랑 캐치볼을 했다. 야구장도 자주 갔다. 부모님께서 야구 좋아하는 걸 아시고 선수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고 돌아봤다.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6학년. 출발이 늦었지만 야구부가 있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진우영은 어느날 '다른 생각'을 품었다. '만약 야구를 끝까지 할 수 없다면?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면?'

"배명중학교에서 한 학기 다니고 1학년 2학기 때부터 글로벌선진학교에 갔다. 처음에는 영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래도 스포츠부 학생이라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보충수업 하면서 따라갈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선진학교를 간 이유도 야구를 어쩔 수 없이 못하게 됐을 때를 대비해서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어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야구하면서도 영어 공부를 조금씩 해서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우영은 고등부(글로벌선진학교는 6년제)에서 본격적으로 투수를 맡았다.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팀이라 전력이 강할 리 없었다. 진우영은 3학년 때 투수로 11경기 49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7.16이었다. 오히려 타석에서 돋보였다. 15경기에서 타율 0.405를 기록했다.

전국대회라고는 황금사자기-청룡기 탈락팀이 나서는 대통령배, 예선이 없는 봉황대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대회들을 거치면서 진우영은 생각도 못 했던 기회가 그에게 찾아왔다.

캔자스시티의 한국 담당 스카우트가 진우영을 눈여겨 보고 계약을 제안했다. 규모를 떠나 계약 제안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프로 구단에서 얘기가 없었다. 한국보다 미국이 큰 무대라고 생각해서 미국 대학 진학을 알아봤다. 그런데 캔자스시티 스카우트가 계약 제의를 해서 주저 없이 기회를 잡게 됐다." 진우영은 자신에게 온 기회에 바로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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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회 받고 국제대회

전국대회에서 재미를 못 본 진우영이지만 그보다 먼저 세계 무대에 진출한 적이 있다. 2017년 12월 파워쇼케이스 홈런왕 챔피언십에서 입상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이때 경험이 그가 장래를 결심하는데 큰 변곡점이 됐다.

"2학년 때 3학년 때 한 번씩 나갔다. (최향남)감독님이 고척돔에서 홈런 더비를 한다고 하셔서, 재미있을 거 같고 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나가게 됐다. 처음에는 수상 욕심은 없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3학년 올라가는 겨울에 미국도 가게 됐다. 미국 야구 선수들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다. 신기했다. 미국에서 야구 해보니 시설도 좋고 선수들도 에너지가 넘치는 걸 느꼈다. 그때 미국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진우영은 2017년 12월 미국에서 현지 선수들을 만나면서 대학 진학 정보를 모았다고 한다. "그때는 당연히 대학을 알아봤다. 선수들에게 대학교 정보도 물어봤다. 보통 미국 대학은 스카우팅도 하지만 쇼케이스도 연다. 대학 입학 후에 테스트를 받기도 한다. 테스트라도 볼 생각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만약 진우영이 KBO 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혹은 프로 구단에서 그를 뽑을 수 있다는 얘기가 캔자스시티와 계약하기 전에 나오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진우영은 확고했다.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제안이 있었다고 해도 꿈이 미국에서 야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진우영은 글로벌선진학교에서 야구와 공부를 병행했다. 그래서 그가 야구선수가 아닌 야구인을 꿈꾸며 미국행을 결심한 것 아닌지 궁금했다. 그러나 진우영은 이번에도 침착한 목소리로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얘기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가보고 싶다.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했다면 모두가 가보고 싶은 무대 아닌가. 저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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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롤모델로 류현진(다저스)을 꼽았다. 류현진과는 시작점부터 달랐지만 언젠가 류현진처럼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류현진 선배가 메이저리그 갔을 때 저는 중학생이었다. 류현진 선배 경기를 보면서 메이저리그를 꿈꿨다.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에 애리조나 원정경기 오셨을 때 마침 쉬는 날이라 체이스필드에서 경기를 봤다. (사인도 받았나) 그럴 기회가 없었다. 하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진우영은 5년 내 빅리그 데뷔를 목표로 정했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더 늦어지면 메이저리그 콜업이 아니라 트리플A에서 커리어를 마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5년 안에 데뷔라도 해보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2편으로)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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