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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기자수첩]'돼지열병' 예견된 재앙, 안일함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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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가축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아시아 7개국에서 6000건 이상 발생한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본인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며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 같은 믿음 때문이었을까. 16일 중국 돼지고기값 폭등에 따른 국내 시장 영향을 취재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우리나라에서 ASF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였다.

17일 오전 하루만에 상황이 180도 뒤바뀌었다. ASF가 중국, 북한에 이어 우리나라를 덮쳤다. 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도 뚫렸다. ASF 발병소식에 정부, 시장은 요동쳤다. 하루만에 이동제한조치로 돼지고기 경매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경매 가격은 전일대비 30% 이상 폭등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조금씩 달라졌다. "지금은 비축된 넉넉한 물량 때문에 괜찮지만, 장기화 될 경우 심각해질 수 있다." 더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우리 일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완전히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북한과 공조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해외 축산물 반입 금지에도 국내 입국한 중국 여행객 소지품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야생멧돼지 차단도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차단 방역, 살처분 의사 결정 등 초동 대응을 더 강력하게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발병 원인조차 모른 채 우리 방역망은 부지불식간에 뚫렸다. 구제역, AI(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을 수 없이 경험해온 우리지만 ASF는 처음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그저 더 확산이 안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가축질병에 비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잇딴 ASF 의심 신고와 태풍은 우리 가슴을 졸이게 한다. 과거 구제역과 조류독감 방역실패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과 강한 위기의식으로 무장해야한다. 준비된 대한민국을 보여줘야한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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