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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25]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뜬다..전력을 공기처럼 보내는 ‘꿈의 기술’

이데일리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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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25]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뜬다..전력을 공기처럼 보내는 ‘꿈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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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전선 없이도 자유자재로 전력 사용
5G 상용화..무선전력전송 시대 앞당겨
현대차가 공개한 미래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공개한 미래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집안 TV 뒤나 컴퓨터 책상 밑을 한 번 살펴봅시다. 문어발처럼 이리저리 뻗어 뒤엉킨 여러 전선으로 어지럽지 않으신가요? 사용할 때마다 선을 콘센트에 꽂았다 빼야 하고 가끔은 엉뚱한 선을 꽂아 당황한 적은 없으신가요? ‘무선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fer)’ 기술이 있다면 그럴 일이 없었을 텐데 말이죠.

◇ 마치 텔레파시처럼..콘센트·전선 사라지나

무선전력전송은 말 그대로 전력의 이동수단인 전선 없이 전력을 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존 전기에너지를 자기장 혹은 전자기파 형태로 변형해 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마치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처럼 전력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죠.

무선전력전송을 사용하면 기존 전원 케이블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전자 기기를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감전이나 합선 등 안전사고 우려도 덜 수 있죠. 또 수중이나 지중, 설중 등 여러 환경에서도 제약 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무선전력전송은 전송 에너지 특성에 따라 △자기유도 방식 △자기진공 방식 △전자기파(마이크로파) 방식 등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합니다.

먼저 자기유도 방식은 송신부 코일에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수신부 코일에서 전기를 유도하는 전자기 유도 원리를 이용한 기술입니다. 대표적인 사용처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를 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 패드와 물리적으로 접촉해 충전하는 방식이죠.

자기유도 방식은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전송 거리가 1~7mm 정도로 짧고 송신부 코일과 수신부 코일이 제대로 접촉하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때문에 소형기기 위주로 기술 적용이 활발한 상황입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자기공진 방식은 송수신 코일 간 자기공진 특성을 이용해 송신부 코일에서 공진 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 동일한 공진 주파수를 적용한 수신부 코일에만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하도록 한 방식입니다. 주로 전기차 충전 등에 활용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동작 주파수가 자기유도 방식의 KHz(킬로헤르츠) 보다 높은 MHz(메가헤르츠)이기 때문에 전력 전송 거리가 1~3m로 길고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전송 효율이 낮아 장시간의 충전시간을 필요로 하는 데다 발열도 심한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자기파 방식은 송신부에서 전자기파를 보내면 수신부에서는 안테나를 이용해 전자기파를 수신해 전력으로 변환하는 원리를 활용합니다. 전자기파는 수 km의 원거리까지 전기선 없이 전력 전송을 가능하게 하죠.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전자기파는 인체에 매우 유해하기 때문에 우주 위성 등 한정적인 분야에서 활용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최신 기술?..알고 보면 100년 이상 역사

사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최근 들어 갑자기 나타난 신(新)기술은 아닙니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의 라이벌로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제국 출신 미국 천재 과학자인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가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고 했던 최초의 인물이죠.

테슬라는 1900년대 초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롱 아일랜드에서 국제 방송 시스템을 건설하면서 무선전력전송을 구현하려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습니다. 당시로써는 감히 상상조차 어려운 기술을 테슬라가 들고 나온 탓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하기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다만 100여년 전만 해도 허황돼 보였던 테슬라의 무선전력전송 관련 초기 아이디어와 특허는 현재까지 여러 형태로 발전해 다양한 연구과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도 무선전력전송은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대표적입니다. 일부 전기차 충전소에서도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교통수단인 경전철부터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등에서도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적용하고 있죠. 업계에서는 향후 무선전력전송 기술 발달에 힘입어 우리 주변의 모든 전선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무선전력전송 시대 앞당길 5G 기술

특히 전문가들은 5G(5세대 이동통신)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계기로 무선전력전송 시대 도래가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초고속 대용량 △저지연 △고신뢰성 등 특성을 지닌 5G 시대에 무선전력전송의 쓰임새가 대폭 확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5G를 기반으로 조성되는 스마트 오피스·빌딩은 복잡한 전선이 없는 환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모든 테이블이나 탁자에 무선충전 송신기를 설치해 스마트폰부터 컴퓨터와 TV, 청소기, 밥솥 등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죠.

또 스마트 공장에서는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활용해 물류 시스템을 한층 효율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공장 내 물건이나 부품을 옮기는 로봇을 무선전력전송을 통해 운용할 수 있고 각종 IoT 센서에도 무선전력전송 기술로 전력을 공급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시티에서는 도로 교차로에 무선전력전송 송신기를 설치해 정지신호를 받고 있는 승용차에 무선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습니다. 전기버스도 정류소에 정차하는 순간마다 전력을 공급받는 일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도로 바닥에 송신기를 설치해 운행 중에도 전력을 공급받는 스마트 도로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자율주행차 주차장에도 무선충전기를 설치해 사람이 운전부터 충전까지 손을 댈 필요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완성할 전망입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