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英 제안 계속 논의키로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와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 등이 2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동을 위해 모인 모습 [AFP=연합뉴스]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교착상태의 핵심 쟁점인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의 대안과 관련한 논의에 들어가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와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안전장치' 등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양측의 협상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기술적 협상을 계속 이어가며 영국이 최근 EU 측에 전달한 '안전장치' 대안과 관련한 제안의 개념과 원칙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희망이 아주 조금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전장치'는 EU 탈퇴 이후에도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조치로, 최근 물러난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은 사안이다.
영국을 EU 관세 동맹에 잔류시키면 당장 브렉시트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하드 보더'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의회는 영국이 관세동맹에 잔류하면 EU 탈퇴 효과가 반감된다면서 계속해서 이를 거부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EU에 해당 조항 폐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EU는 존슨 총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그가 대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자 영국이 합의안과 양립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하면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하지만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영국이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졌으나 영국이 최근 EU에 대안 마련을 위한 문서를 공식 전달하면서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특히 그동안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며 브렉시트 합의안은 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던 EU 측에서도 유연한 방향으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전날 영국 '스카이 뉴스' 인터뷰에서 영국이 기존 '안전장치'의 목적을 충족하는 대안만 내놓는다면 '안전장치' 조항을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EU 집행위도 이날 성명에서 EU는 '안전장치'의 모든 목적을 충족하는 어떠한 제안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EU 집행위는 브렉시트 합의안에는 완전히 실행가능하고 법적으로 운용 가능한 해법이 담기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dpa 통신에 아직 EU의 '레드 라인'을 충족할 수 있는 합의가 나올 수 있는 단계는 전혀 아니지만, 합의를 이룰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이 이번에 EU 측에 전달한 문서는 존슨 총리의 구상을 담은 개요 수준으로, 완전한 형태의 제안은 아니라고 dpa는 설명했다.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