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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거포군단` 미네소타…20홈런 이상 8명

매일경제 이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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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거포군단` 미네소타…20홈런 이상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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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시즌에 팀 홈런 3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네소타는 시즌 10경기를 남겨둔 현재 홈런 293개를 기록 중이다. [USATODAY = 연합뉴스]

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시즌에 팀 홈런 3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네소타는 시즌 10경기를 남겨둔 현재 홈런 293개를 기록 중이다. [USATODAY = 연합뉴스]


홈런은 다른 변수 없이 타자가 자체적으로 점수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높다. 투수 입장에선 한 팀에 20홈런 이상을 치는 타자가 5명만 있어도 쉬어갈 곳이 없다고 평가한다. 만약 9명 중 20홈런 이상 타자가 8명이라면 어떨까. 올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는 팀 홈런 부문에서 리그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0일(한국시간)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8대5로 승리했다. 넬슨 크루스가 홈런 2개, 미치 가버와 미겔 사노가 각각 홈런 1개를 기록하며 팀 홈런은 293개가 됐다.

293개는 이미 메이저리그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이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가 경신한 267개는 지난 1일 미네소타에 의해 깨졌으며 남은 일정(10경기)을 고려하면 팀 홈런 300개 돌파도 확정적이다. 양키스(292개)가 1개 차이로 추격하고 있는 만큼 300홈런 팀이 두 곳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많은 홈런이 중심 타선에 집중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다수 전문가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미네소타를 다크호스로 꼽는 이유다. 지난 19일 사노가 30홈런을 기록하면서 미네소타는 타선에 30홈런 이상 타자를 5명이나 보유하게 됐고 20홈런 이상으로 기준을 낮추면 무려 8명이 포진하고 있다.

둘 모두 메이저리그 최초의 진기록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와 같은 살얼음판 단기전에선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많이 포진할수록 저력 있는 팀이 된다.

주목할 점은 변신이다. 미네소타는 아주 오랫동안 장타력과는 거리가 있는 팀이었다. 최근 5년간 시즌 팀 홈런 순위는 모두 10위권 밖이었으며 지난해는 166개(24위)로 올해의 절반 정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네소타가 한 시즌 팀 홈런 리그 1위를 차지한 건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미네소타 타선의 변화를 단순히 공인구의 알 수 없는 변화로 인한 리그 홈런 수 급증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등 홈런 하위권에 포진한 상당수는 지난 시즌에 비해 유의미한 홈런 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30개 팀 중 미네소타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전년 대비 증가세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팀 홈런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는 이적생 영입이다.

약물 전력이 있긴 하지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크루스(39개)는 올 시즌 미네소타에 합류한 노장이며 C J 크론(24개)과 요나탄 스호프(22개)도 마찬가지다. 세 선수가 합작해 85홈런을 만들어 냈다. 오랫동안 미네소타가 추구해 왔던 '스몰볼' 컬러도 내부적으로 바뀐 분위기다. 미네소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소규모 시장에도 불구하고 홈런에 의한 득점보다는 팀 배팅과 좋은 주루 플레이,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를 성가시게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초반부터 타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풀 스윙을 많이 했으며 실제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코칭 스태프는 물론 타자들 스스로도 파워 잠재력을 좀 더 정확히 인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번 타자로 주로 출전하고 있는 가버는 지난 시즌 홈런 7개에서 올해 31개로 급증했다. 가버의 타석 수가 다른 30홈런 안팎 타자들보다 200타석 가까이 적은 점(장타율 0.646)을 고려하면 대형 홈런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네소타와 팀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키스는 이날 LA 에인절스에 승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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