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방역 초동 대응 실패" 지적
'DMZ길' 파주·철원구간 중단도
급등했던 돼지고기값은 소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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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발병이 확인된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돼지 농장과 역학적으로 연관이 있는 농장과 시설이 전국에 5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농장과 가까운 강원도는 물론 전남 지역까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학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것은 ASF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방역 당국이 초동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경기 북부지역 중심의 ASF 확산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 발병이 확인된 경기도 파주 농장(농장주 소유 인근 2개 농장 포함)을 3주 이내에 들른 적이 있는 차량은 19대다.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따라 농장 출입 차량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 차량은 ASF가 발병한 경기도 지역 내 251곳을 비롯해 강원(60곳)·충남(13곳)·인천(3곳)·충북(1곳)을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연천군 ASF 발생 농장을 다녀간 차량은 13대고, 이들 차량이 들른 곳은 경기도 147곳을 비롯해 강원(15곳)·충남(6곳)·전남(4곳)·경북(3곳)·충북(2곳)·인천(2곳) 등 총 179곳이다. ASF가 발병한 경기도 파주와 연천 농장과 역학 관계에 있는 농장 및 시설이 총 507곳(중복 포함)에 이르는 것이다.
다만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연천 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경북 3개 농가 중 1개 농가에 대해서는 정밀검사 결과 ASF 음성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개 농가는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주 역학 농가 중에서는 7개 농가에 대해 정밀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박 실장은 “경기 7곳, 강원 5곳, 인천 2곳 등 14개 특별관리지역으로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밀검사 과정에서 추가 전파 우려가 있어 검사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파주 지역에서는 살처분 지침을 어긴 사례도 나왔다. 살처분 시 이산화탄소 가스를 이용해 돼지를 안락사시켜 의식이 없음을 확인한 후 매몰지로 옮겨야 하는데, 이동 중 일부 의식이 돌아온 돼지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는 ASF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와 인천 지역 돼지 농가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1주일 간 타 지역 돼지 반출 금지 조치를 파주·연천·포천·동두천·철원·김포 등 6개 중점관리지역에 대해 3주간 반출 금지로 강화하기로 했다. ‘DMZ 평화의 길’ 파주, 철원 구간의 운영도 이날부터 잠정 중단했다.
㎏당 4,000원대였던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18일 6,201원까지 급등했지만, 이날 오전 6시30분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이 해제되면서 6,01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시이동중지 명령에 따라 출하되지 못한 물량이 오늘 공급됨에 따라 가격이 조속히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세종=한재영기자 한민구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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