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실무협상 임박한 시점서 북핵 해결 로드맵 등 논의 예상
北 '체제안전·제재 완화' 요구에 대한 美 응답 관건
"때로는 北과의 대화 이상으로 동맹 협조 중요"…동맹균열 불식 나설 듯
'외교 슈퍼볼' 유엔총회 개막…'북핵 외교전' (CG)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9번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관심은 회담의 구체적 의제에 쏠린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이뤄진 한미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에서의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는 단연 비핵화 촉진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정책비서관은 1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세부 방법론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을 해소해 양측의 실무협상을 앞당김으로써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동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북미가 구체적 로드맵과 단계별 이행계획을 그리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북한 측의 메시지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직접적으로 답할 수 없다"면서도 "동맹으로서 한미 정상이 소통해야 할 내용이 있다"고 말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라는 카드를 동시에 꺼내든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두 가지는 북한이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로 지속해서 요구해 온 사항이다.
결국 비핵화 대화 당사자인 북미 양측의 실무협상과 정상회담을 앞당기려면 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에 대한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어느 정도로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실무협상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일 한 강연에서 북미 간 적대 청산 조치에 대해 신속히 합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 역시 상응조치 중 하나인 종전선언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도 '종전선언은 철 지난 이슈인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가는 중요한 스텝"이라고 말해 종전선언이 여전히 상응조치로서 유효한 카드임을 시사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 등 한미 동맹 관련 현안이 테이블 위에 오를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비핵화 외의 이슈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정상회담 현장은 '변화무쌍'하다"며 이 같은 현안이 다뤄질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한미일 3각 공조는 물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놓고 두 정상이 어느 수준의 교감을 할지도 주목된다. 손익 계산에 철저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고수해 온 대폭 인상 요구를 고수할 경우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재자 역할을 떠나 동맹과 흔들릴 수 없는 협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북한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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