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돼지열병에 운영 잠정 중단 결정
작년 남북정상합의로 탄생한 평화공간
4월 첫 개방 이후 1만 3000여명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주한외교단이 지난 6월 22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고성 구간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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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파주·철원 구간 운영이 무기한 잠정 중단된다. 파주와 연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다.
19일 정부는 "파주와 연천에서 ASF가 발생함에 따라 'DMZ 평화의 길' 파주·철원 구간의 운영을 19일부터 잠정 중단한다"면서 "이번 조치는 ASF에 대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SF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파주와 철원에서는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DMZ 평화의 길 운영 중단이라는 선제적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파주 구간은 DMZ 철거 감시초소(GP) 조경 정비를 위해 9월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철원 구간은 9월 19일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예약 신청 접수와 당첨자 선정을 보류한다. 이미 추첨을 통해 선정된 당첨자 338명에게는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로 운영 중단 사실을 알릴 예정이다.
다만, 고성 구간은 ASF 발생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지금과 같이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중단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 정책 담당자는 "DMZ 평화의 길 운영 중단은 ASF 발생 상황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하는 한편 "방역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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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DMZ 평화의 길'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만나 이룬 결실이다. 남북은 정상간 합의 및 부속 합의 등을 통해 DMZ 평화지대화의 여건을 마련했으며,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했다. 이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가 일부 제거되고 일부 공간에서 평화의 길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올해 4월 고성 구간이 처음 열렸고, 6월 1일 철원, 8월 10일 파주 구간까지 공개됐다. DMZ 평화의 길은 DMZ 평화적 이용을 통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접경지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통해 "DMZ 평화의 길 개방 이후 현재까지 1만 3000여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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