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미군기지·방위비·전작권 등 민감 쟁점 '즐비'
한미 국방장관 전화통화 (PG) |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한미 간 주요 안보 현안을 조율하는 고위급협의체인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제16차 회의가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고 국방부가 19일 밝혔다.
한국 측은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미국 측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각각 수석 대표로 나서며 양국 국방·외교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한다.
국방부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추진, 미래 한미동맹 심화·확대 방안 등 양국의 주요 안보 현안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의 대응 상황 등을 평가하고,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회동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여파로 한미가 이례적인 불협화음을 낸 이후 양국의 고위급 안보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공식 대면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청와대가 지난달 22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공식·비공식적으로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요구해왔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고위급 회동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같은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가 논의되겠지만" 지소미아 문제가 의제로 오를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미국 측이 지소미아 문제를 꺼내면 우리도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조만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최근 양국 간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한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역할 확대' 문제 및 전작권 전환, 미군기지 조기 반환 문제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경우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하는 적정수준에서 합의하자'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야기가 오갈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동맹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여서 구체적인 액수가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엔사 '역할 확대'의 경우 참모조직 확대 편성과 유엔군 사령관의 지휘 문제가 논의될지가 관심이다.
유엔사는 최근 한반도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기존처럼 유엔군 사령관을 겸하게 되면 한국군 사령관과의 지휘 관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 역할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별도의 협상 테이블이 있는 만큼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2년 4월 설치된 한미통합국방협의체는 북핵·미사일 대응 방안 등을 포함한 한미 안보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고위급 정례 협의기구로,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은 연말에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 보고된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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