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특정된 남성은 수감 중
그러나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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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경찰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는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확인됐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15일부터 1991년 4월3일까지 당시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여성 10명이 강간·살해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해결 사건이다. 이 사건들의 공소시효는 범행 당시의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범행 후 15년이 지난 2001년 9월14일~2006년 4월2일 사이에 모두 만료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ㄱ(50대)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이 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디엔에이(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증거물에서 채취한 디엔에이와 ㄱ씨의 디엔에이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수사팀을 꾸려 남은 증거물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고 수사기록을 정밀분석하는 등 추가 확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는 10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2건의 디엔에이가 일치하는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2006년 4월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뒤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진범을 가리기 위해 계속 수사를 해왔다. 전담팀을 구성하고 유전자 분석 기술 개발이 이뤄질 때마다 증거를 재차 대조하는 노력을 했으나, 수사는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화성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살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이다. 사건 당시 잔인한 범행 수법과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된 살인사건이어서 경찰의 강력범죄 수사에 뼈아픈 오욕을 남겼다.
당시 살해 수법은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이용됐으며 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 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액살이 2건이고 이 중 신체 주요 부위를 훼손해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범인은 당시 버스정류장에서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 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 있다가 범행했으며, 흉기를 살해 도구로 쓰지 않았다. 경찰은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으로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추정했다. 또한 4·5·9·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동원된 경찰 연인원이 205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 대상자 2만1280명, 지문 대조 4만116명에 달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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