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0~90년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입니다.
1986년부터 91년까지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여성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됐습니다.
10명이나 살해된 것도 충격이었지만, 잔인한 범행 수법과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된 살인패턴 때문에 '희대의 살인마'에 의한 범행으로 불렸습니다.
피해자는 13살 소녀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습니다.
살해 방법으로는 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액살이 2건이었고, 이중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한 극악무도한 경우도 4건이나 됐습니다.
당시 범인은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키 165∼170㎝ 정도인 20대 중반 남성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4, 5, 9, 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동원된 경찰 연인원이 205만여 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대상자는 2만1천280명, 지문대조 대상자는 4만116명에 달했습니다.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다 보니 경찰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진범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7월 화성 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 의뢰를 한 결과, 50대 수감자 중 1명에게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아 용의자를 특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곽상은 기자(2bwith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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