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행사 대폭 축소
통일부 "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주력할 상황"
다만 서울서 기념식 개최 등 의미 되새길 예정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방역작업 하고 있다./파주=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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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경기도 파주에서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오는 19일 도라산역에서 열릴 예정이던 9·19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특히 주요행사였던 평화열차 프로그램이 취소됐다.
17일 통일부는 "파주지역에서 발생한 ASF 상황을 감안해 당초 19일 도라산역 일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 행사 계획을 일부 변경해 추진한다"면서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평화열차' 등 행사는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평양선언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이번 행사를 다양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접경지역 이외의 지방자치단체도 참여해 화합과 소통의 기념행사로 기획할 예정이었다.
지자체 주민과 평양공동선언 관련 정책고객 등 700여명이 서울역에서 특별 열차를 타고 도라산역까지 향하는 '평화열차' 프로그램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도라산역에서의 1주년 기념식, 평화 퍼포먼스, 평화 음악회 등도 계획됐었다.
그러나 통일부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ASF 위기경보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했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상방역 등을 통해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행사 축소가 불가피하게 이뤄졌음을 밝혔다.
통일부는 다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는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을 19일 남북회담본부(서울)에서 개최하고, 평양공동선언의 의미와 성과를 되새길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방역작업 하고 있다./파주=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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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양돈농가는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소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1주년 기념행사 진행에 문제가 생겼다. 해당 양돈농가는 도라산역과 차로 약 30㎞ 거리다.
정부 관계부처는 이날 오전부터 9·19 선언 1주년의 의미와 발병 상황, 확산 가능성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 지 검토해왔다.
정부는 특히 이 과정에서 ASF 확산 방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행사를 통해) 전국의 사람들이 (파주로) 왔다가 흩어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ASF 발생 경로·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ASF 확산 차단이라는 목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제1종 가축전염병이나 사람에게는 전염되지는 않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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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일부는 국내 ASF 발병 사실을 북측에는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관련 사실을 통보할 것이냐는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원인과 경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북 간 방역협력 필요성을 재차 제안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일단 발생 원인과 경로 조사가 필요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5월 30일 ASF 발병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한 다음 날인 31일 확산 방지를 위한 남북협력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제의했다. 이후 6월께까지 여러차례 북측의 입장을 문의했지만, 끝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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