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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19살 아들 앗아간 음주운전자는 멀쩡…또 다른 '윤창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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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살인 피해자, 12년 동안 3,899명

'나는 안 걸리겠지' 습관적 음주운전 불렀다


<앵커>

다음은 추석 연휴를 맞아서 저희 데이터 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준비한 내용입니다. 음주운전을 하면 예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단속 기준도 더 엄격해졌지만, 여전히 술 마시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7월까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사람이 130명입니다.

대한민국 음주운전 살인 보고서, 먼저 사고 사례부터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지난 2월 22일 새벽, 음주사고 차량이 달아납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37%, 만취 상태였던 이 차량 운전자는, 길을 건너던 19살 차태현 군을 치어 숨지게 했습니다.

[이경재/故 차태현 군 유족 : 운전자가 어느 정도 의식이 좀 있거나 인식이 있었으면 충분히 아이를 봤을 수 있는 상황이었을 걸로 저희는 생각해요.]

가해자는 10여 년 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음주 사고에 뺑소니까지 더해지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제1 윤창호법'이 마련됐지만, 올 들어 7월까지 음주 사고로만 안타까운 목숨 130명이 희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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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신 것처럼 술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사람은 멀쩡한 데 피해자만 숨지는 건 결국 살인죄를 저지른 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데이터 분석가인 안혜민 기자가 최근 12년 동안 음주운전 때문에 일어난 사망 사고를 모두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그동안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저희가 조사해봤습니다.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이 갖춰진 2007년 이후부터 지난 12년 치 자료입니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건수로는 7,700건이 넘었고, 앞서 보신 차태현 군 같은 사망자는 8,300명이 넘었습니다.

지난해만 따로 놓고 보면 음주 사망사고 건수는 살인 사건과 비슷했습니다.

피해자는 안타깝게도 숨졌지만, 가해자는 아예 다치지 않았거나 부상만 당한 경우를 저희가 따로 분석해봤습니다.

다친 건 14%, 아예 다치지 않았던 건 또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합치면 47%나 됐습니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중에 절반은 피해자만 숨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인과 다를 바 없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 피해자는 12년 동안 3,899명이었습니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후에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분석해봤는데요,

지난 12월이죠, '제1 윤창호법'이 시행되고 나서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이렇게 2달 연속으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3월부터는 점점 늘어나더니 2달 만에 지난 연말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6월에는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됐죠. 이번에도 역시 시행 바로 다음 달인 7월에는 음주운전이 주춤했습니다.

8월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아서 저희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곧바로 음주운전이 늘어났던 지난 '제1 윤창호법' 때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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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 마시고 운전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음주운전이 왜 사라지지 않는 건지, 저희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가 적발된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한 번 물어봤습니다.

이 내용은 심영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음주운전 적발자 : (음주운전을 왜 그렇게 많이 하신 거예요?) 만취 안 하고 운전하기 때문에 운전에는 지장 없는 상태로 (술) 먹고 그렇 게 다녔는데.]

[음주운전 적발자 : '저번에도 (단속에) 안 걸렸는데 이번에도 괜찮겠지', 이런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17년 교통과학연구원이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받은 사람들 상대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최근 3년 동안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지 몇 번이나 했는지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반이 최대 50회, 평균 6.5회라고 답했습니다.

경찰에는 1, 2 번 적발됐지만, 평소에 그보다 더 많이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입니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음주운전 적발자 : '나는 안 걸리겠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음주운전 적발자 : 술로, 알코올로 인해서 (정상적인) 생각이 많이 희석되고 괜찮겠지, 사고 없겠지, 단속 없겠지 (하고 생각해요.)]

"술을 마셔도 운전에 별문제가 없다", "단속되지 않거나 단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이 다수였습니다.

[송수연/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 : (음주운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고 요. 여러 번 반복하는 음주 운전자들이 아직도 (줄지 않고) 그 숫자에 머물러 있다는 거죠.]

전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제는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이들에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때입니다.

음주운전 상습범에게는 별도 관리와 함께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의무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정한욱·김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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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명절에 가족들끼리 한두 잔 한 건 운전에도 괜찮겠지, 하는 그런 생각도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대한민국 음주운전 살인 보고서, 내일(13일)은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난 지역을 분석해서 그 이유와 대책까지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심영구, 안혜민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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