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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증가 규모가 2년 반 만에 40만명대를 회복했다. 다만 취업자 증가 대부분이 60세 이상·17시간 미만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전반이 좋지 않은데 고용지표만 갑자기 튄 셈이다. 결국 재정일자리 등 정부 정책의 일시적 효과가 커 지속성은 담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보다 45만2000명 증가한 2735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증가 폭은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대다. 마지막으로 4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4월(42만명)이었다. 지난달 실업자는 85만8000명으로 27만5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회의 모두발언에서 "8월 고용개선은 매우 고무적이고 또한 매우 의미 있는 변화와 추세가 아닐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이번 고용 개선 모습은 지난 8월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던 1분위 소득 감소세 멈춤, 2~4분위 중심 허리계층 소득의 두꺼운 증가 등 비록 작지만 분배 개선 흐름과 연결할 때 저소득층의 고용 상황과 소득 여건이 개선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치상으로는 고용 상황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내실은 빈약했다는 평가가 여전히 많다. 일자리가 45만2000개 늘었지만 60세 이상이 39만1000명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경제 허리인 30대(-9만명)와 40대(-12만7000명)는 뒷걸음질쳤다. 대부분 일자리가 노인에서 나온 셈이다. 근무 시간대별로 살펴봐도 45만2000개 중 26만6000개가 17시간 미만이었다.
결국 후행지표인 고용지표 특성상 거시경제 전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지표만 급격히 개선된 건 재정일자리 사업 등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당장 통계청도 이번 고용 동향을 두고 "거시지표에서는 다른 지표가 다 하락하는데 고용에서만 지표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고용률이나 실업률 같은 노동시장 지표는 대표적인 경기후행 지표다. 경제 여건이 나아져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설비를 늘리거나 점포를 확장해야 고용이 늘어난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고용만 늘어나는 건 부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취업자 45만명 증가는 현재 경제 상황에 비해 다소 과한 편이다. 재정일자리 사업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제조업과 자영업에서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끝나가는 현상이 발견되고, 제조업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점차 줄어 올해 말이면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8월 노동시장 지표 개선은 작년 8월 노동시장 여건을 악화시켰던 여건이 해소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8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2만4000명으로 지난해 8월 10만5000명보다 8만명 이상 적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동안 조선업·자동차업에서 구조조정이 계속돼 제조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는데, 구조조정이 끝나고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엄상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제조업 중에서도 조선업 업황이 살아난 게 제조업 고용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조선업은 이제 하락 사이클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규모 자체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기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업자가 급감한 배경으로는 청년층 취업 증가와 노년층 구직활동 감소 등이 꼽혔다. 정 과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구직활동이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취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점이 지난달 실업자가 줄어든 주된 요인"이라며 "60세 이상에서는 조기 실시된 재정 일자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구직활동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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