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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취업자 늘어난 이유 셋…구조조정 일단락·관광객 증가·일자리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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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8월 고용동향’은 경기 회복기 노동 시장이라고 착각할만한 숫자들로 가득차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은 45만2000명으로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 5개월만에 가장 컸다. 고용률은 61.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포인트(P) 뛰었다. 실업률은 3.0%로 1.0%P 하락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고용률, 실업률 등 노동시장 지표는 대표적인 경기후행(後行) 지표로 꼽힌다. 경제 여건이 나아져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설비를 늘리거나 점포를 확장해야 고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8월 고용지표는 경기 상황과 ‘엇박자’가 심하게 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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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가를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조선일보DB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원인은 먼저 조선·자동차 등에서 제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6.7% 늘면서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고용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또 2017년과 2018년에 이듬해 최저임금을 16.4%, 10.9% 인상하기로 하면서 위축된 저임금·서비스업 고용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공 일자리 확대 정책 등도 불황 속 고용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과 비교하면 평범한 고용 성적표

8월 고용지표는 작년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졌지만 이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작년 8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전년 대비 3000명에 불과했고, 고용률은 0.3%포인트(P) 떨어졌었다. 2017년 8월엔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53만5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0.3%P 상승했다.

올 8월의 노동시장 지표 개선은 작년 8월 노동시장 여건을 악화시켰던 여건이 해소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종의 구조적 기저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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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게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줄어든 것이다. 2018년 4월부터 시작된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는 1년 5개월째 계속됐다. 하지만 올해 8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2만4000명으로 지난해 8월 10만5000명보다 8만명 이상 적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 동안 조선업, 자동차업에서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제조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는데, 구조조정이 끝나고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취업자가 4만3000명 늘어난 것도 제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것과 관련이 깊다. 조선업의 ‘물량팀’처럼 인력사무소를 통해 충원되는 제조업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해당 업종 취업자로 잡히기 때문이다. 사업시설 관리·지원 서비스업 취업자는 2018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계속 규모가 줄다가 지난달 1000명 증가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대폭 늘었다. 8월 해당 업종 취업자수 증가폭은 10만4000명으로 7월(10만1000명)에 이어 2개월 연속 1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7월 4만2000명 감소를 시작으로 8~10월에 7만8000명~9만7000명씩 줄었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1만9000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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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서비스 일자리 증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늘어난 원인은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7월 외국인 입국자는 990만명, 관광 수입은 100억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7%, 17.4% 늘었다.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관광 수입이 20.8% 줄어든 것에서 회복하는 양상이다. 부산(2만40000명)과 강원도(1만3000명)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는 해당 시도 취업자 증가의 49.0%와 41.9%를 차지하는 데, 관광객 증가가 기여한 바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발생한 고용 위축이 사라진 것도 취업자가 늘어난 요인이다. 숙박음식점업, 사업시설 관리·지원 서비스업 등은 저임금 근로자가 많아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직업별 취업자 집계에 따르면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지난해 8월 11만3000명, 9월 9만6000명 줄어들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8월 해당 업종 종사자 증가폭은 18만2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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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도 40만명대 취업자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17만4000명이 증가한 것을 비롯해서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도 8만3000명 늘었다.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 종사자는 지난해 8월에는 44만2000명이었는데 올 8월은 52만5000명으로 18.8% 뛰었다. 정 과장은 "도서관, 문화 시설 등에서 공공 부문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세종=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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