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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기금 고갈되면 내 연금 못 받나요” Q&A로 풀어본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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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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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은 저출산 고령화사회입니다 이는 곧 국민연금을 받는사람은 늘어나고 내는 사람은 적어진다는 소리죠. 갈수록 국민연금은 고갈돼가는데 내가 연금받을 시기가 됐을때 받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상황에서 매달 국민연금을 ‘강제’적으로 내라고 합니다. 국민 혈세 낭비하는 국민연금 폐지해주시길 바랍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국민연금 폐지 청원 글의 일부다. 국민연금은 도입30주년이 넘어서면서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중요한 사회보장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제도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신이 상당하다. “젊어서 내봤자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받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정말 기금이 고갈되면 내 연금은 어떻게 되는지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알아봤다.

Q : 앞으로 국민연금 기금은 어떻게 되나

A : "현재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696조원(2019년 6월말 기준)이다. 지금까지 893조원이 쌓였고, 이 중 196조원이 지급됐다. 이렇게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많기 때문에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앞으로 23년간 계속 늘어난다. 2041년 1778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쌓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진다. 2057년 완전히 고갈된다."

Q : 그렇게 먼 미래의 일을 어떻게 예상하나

A : "정부는 5년에 한번씩 국민연금 재정재계산을 한다. 재정재계산은 제도를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게 개선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건강 검진이다. 2057년 기금이 소진된다는 전망은 지난해 4차 재정재계산 결과다. 인구, 거시경제, 기금투자수익률 전망치를 변수로 놓고 시뮬레이션 했다. ‘저출산ㆍ고령화ㆍ저성장’이 기금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기금 고갈 시점을 당기는데 가장 크게 작용한 변수는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실질임금상승률ㆍ실질금리ㆍ물가상승률ㆍ기금투자수익률 모두 3차 때에 비해 낮게 전망됐다. 임금상승률 하락은 보험료 수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냈고, 낮은 금리는 기금운용수익률을 떨어트릴 것으로 보인다. 인구 전망치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반영했다. 장래인구추계 요소(출산율ㆍ기대수명ㆍ국제이동률 등)가 모두 중위(중간수준 전망)일 경우 합계출산율은 2020년까지 1.24 수준에 머무르다 2040~2088년까지엔 1.38을 유지한다. 인구추계 요소에서 출산율 부분만 저출산 상황을 가정하면 합계출산율은 2030년에 1.07까지 떨어진 뒤 2088년까지 1.12 수준이된다. 2050년 노인인구는 1881만명까지 늘어, 노인인구 비율(38.1%)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기대수명은 2088년 남성이 90.8세, 여성이 93.4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Q : 기금이 왜 고갈되는건가

A : "국민연금은 가입자 모두가 자기가 낸 돈 보다 많은 연금을 받도록 설계된 제도다. 그래서 언젠가는 기금이 고갈될 수 밖에 없다.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연금액)는 저소득층 일수록 높다. 소득재분배 기능 때문이다. 20년 가입자 기준으로 최저 보험료인 2만6100원을 내는 저소득층은 7.8배를 연금으로 돌려받는다. 반면 최고 보험료인 40만4100원을 내는 고소득층은 1.4배를 돌려받는다. 올해 5월 기준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는 2205만명, 노령 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384만명이다. 나가는 돈보다 걷히는 돈이 많아 기금이 쌓인다. 이런 상황은 30년 뒤 역전된다. 인구 구조상 받아가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내는 사람은 줄어든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기금이 소진된다."

Q :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건가

A : "그렇지 않다. 다만 고갈 시점 이후 미래 세대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이 추세면 2057년 가입자는 소득의 24.6%를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2088년엔 28.8%까지 보험료율이 올라간다. 이번 재정추계 때는 통계청 장래인구 전망의 중위수준 출산율(1.35명)을 변수로 놓고 시뮬레이션했다. 만약 출산율이 지난해 수준(1.05명)으로 계속 바닥인 상황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57년 보험료율은 26.4%, 2088년엔 37.7%까지 치솟는다."

Q : 고갈시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 "재정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부터 보험료를 더 걷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연금수령개시 연령을 높여 나가는 연금액을 줄여야 한다. 자문위원회는 아무리 지출을 줄이더라도 보험료율 인상 없이는 현실적으로 제도 유지가 어렵다고 봤다. 지금도 월 연금액이 얼마 안돼 ‘용돈연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액의 비율)을 더 손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소득대체율은 45%이고 매년 0.5%p씩 떨어져 2028년 40%가 된다. 이를 더 떨어트리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연금의 핵심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Q : 연금 제도가 바뀌나

A : "지난해 연말 정부는 4차 재정재계산 결과를 토대로 ① 현행 유지 ②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③ 소득대체율 45% 상향, 보험료율 12% 인상 ④ 소득대체율 50% 상향, 보험료율 13% 인상 등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4가지 내놨다. 정부는 이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지난달 30일 10개월간의 논의 끝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서다. 경사노위 개혁안은 총 세가지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고 보험료를 10년간 단계적으로 12%로 인상하는 안이 다수안이다. 현행 유지안과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0%’은 소수안이다. 이제 국회에서 여러 방안들을 놓고 고심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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