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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종영]'열여덟의 순간', 옹성우X김향기라 더 아름다웠던 청춘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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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지혜 기자]

헤럴드경제

JTBC '열여덟의 순간' 캡처


누구에게나 있는 열여덟의 순간을 이렇듯 아련한 감성을 담아 그려낼 수 있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10일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연출 심나연 / 극본 윤경아)이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 드라마로 옹성우와 김향기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최준우(옹성우 분)가 유수빈(김향기 분)이 있는 학교로 강제 전학을 가면서 시작된 이야기. 이름이 다르게 불려도 개의치 않고 좀처럼 스스로를 드러내는 법이 없던 최준우는 이곳에서 첫사랑 유수빈을 만나 점점 자기 자신을 찾아갔다.

원래도 속이 깊은 아이였지만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그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안아줄 만큼 더욱 커다랗게 성장해 있었다. 새로운 목표를 찾았고 자신을 둘러싼 오해도 풀렸고, 유수빈과의 관계 역시 안정된 상황. 그러나 최준우는 곤란에 처한 엄마(심이영 분)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정든 학교와 유수빈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지금의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 믿으며 두 사람은 그렇게 이별했다. 우여곡절 많은 주인공들이 알콩달콩 행복해지기를 바랐던 시청자들은 아쉽게 됐지만 '열여덟의 순간'은 희망찬 미래를 기약하기보다 열여덟 그 순간에 마침표를 찍는 결말을 택했다.

학원물답게 '열여덟의 순간'은 성장하며 겪을 법한 아픔과 감정의 파동을 담는 데 충실했다. 때문에 첫사랑의 설렘, 진로 고민, 라이벌에 대한 열등감, 부모님과의 갈등, 성 정체성 혼란 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도 담겨야 했다. '열여덟의 순간'은 이를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내 세대를 불문한 공감을 이끌었다.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전개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극이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던 배경에는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다. 특히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에서 연기자로 2막을 연 옹성우는 '열여덟의 순간'을 통해 첫 주연 합격점을 따냈다. 쓸쓸한 눈빛과 덤덤하고 담백한 어투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롭게 자란 최준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애달픔을 자아냈다.

믿고 보는 배우 김향기 또한 그를 밀어주고 당겨주며 중심을 잡았다. 김향기는 순수하면서도 단단하고 강인한 유수빈을 표현, 대체 불가한 배우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신예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신승호는 완벽해 보이지만 부모의 압박 탓에 내면이 불안과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마휘영을 분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이미 한차례 존재감을 드러낸 신승호는 '열여덟의 순간'에서 한층 더 깊어진 감정 연기로 눈도장을 단단히 찍었다.

이 외에도 '담임' 강기영, '준우 엄마' 심이영, '준우 아빠' 최재웅, '수빈 엄마' 김선영, '휘영 엄마' 정영주, '조상훈' 역의 김도완, '정오제' 역의 문빈, '이기태' 역의 이승민, '황로미' 역의 한성민, '권다흰' 역의 김보윤 등 배우들은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모두 제 몫을 제대로 해내 이야기와 캐릭터를 빛냈다.

여기에 옹성우도 이름을 올린 삽입곡들, 여름날이 아름답게 담긴 수려한 영상미까지 더해져 한 편의 감성적인 청춘 드라마가 완성됐다. 때로는 현대판 '소나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이라 불릴 만큼 묘하게 향수를 자극했던 '열여덟의 순간'. 이처럼 모두의 가슴 한 켠에 아련함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한편 '열여덟의 순간' 후속으로는 오는 16일 '꽃파당'이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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