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관세 뒷얘기…"장관들, CEO들 동원해 전화로 만류"
중국에 대해 점점 강경한 태도를 노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BC방송은 3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의 말을 빌려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세율이 급변한 경위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 계획을 전해 듣고 격분한 것이 세율 논의의 시발점이었다.
애초 미국은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9월 1일, 12월 15일 등 두 차례로 나누어 부과할 계획이었다.
이에 중국은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9월 1일부터 보복관세 부과를 시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 같은 중국의 동태를 접하자 통상 참모들과 전화 회의를 열어 기존의 대중국 관세를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당시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깜짝 놀라 트럼프를 말릴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 관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다수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주식시장과 경제가 초고율 관세로 받을 충격에 대해 경고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기존 2천50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율, 3천억 달러어치 중국제품에 예고된 10% 관세율을 각각 5%포인트 올리는 방식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관세가 미국 주가와 경제에 해롭다는 얘기를 들은 뒤 50% 관세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
그는 확정된 추가 관세 계획을 당일 주식시장이 폐장한 뒤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전격적인 조치와 추측, 불확실한 태도 등으로 말미암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큰 혼란이 뒤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가 중국과의 무역갈등 고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느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 "물론 그렇다. 왜 그렇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글로벌 미디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강경 태도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후회를 드러냈다는 해석과 함께 긍정적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그러나 므누신 장관과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더 높이 끌어올리지 못한 점을 후회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중에 밝혔다.
미국은 지난 1일부터 약 1천12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오는 10월 1일부터는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에서 30%로 인상되고, 12월 15일부터는 약 1천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 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달로 예정했던 회담의 날짜조차 잡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의 통상 관행을 파쇄하기 위해 더 과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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