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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3개월 더 시한연기? 다시 갈림길에 선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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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상배 특파원] [英 하원, 4일 노딜 브렉시트 방지 목적의 법안 투표 예정…'10월31일까지 탈퇴 불사' 주장하던 존슨 총리에 '제동']

머니투데이

/사진=AFP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해서라도 기한 내 유럽연합(EU)을 나가겠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영국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 방지를 위한 법안을 추진하면서다.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내각의 의사일정 주도권을 4일 하루 동안 하원에 부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328표, 반대 301표로 가결시켰다. 이날 가결안은 영국이 오는 10월 31일 합의를 하지 못한 채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둔 것이다. 초당적 의원들이 준비·작성한 법안을 4일 투표에 부치기 위한 절차이기도 했다.

CNBC 등이 인용한 4일 표결에 부쳐질 법안 초안에 따르면, 만일 영국 정부가 10월19일까지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에 실패하거나 의회로부터 '노딜 브렉시트'에 관한 승인을 얻지 못한다면, 총리로 하여금 반드시 EU에 브렉시트 시한을 3개월 연장할 것을 요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준비없는 이혼을 최대한 막기 위한 장치로 읽혔다. 해당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하원 뿐 아니라 상원도 통과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이같은 의회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3일 "오늘 밤 이 투표의 투표의 결과는 (EU 측과 협상 무대인) 브뤼셀에서 우리가 공격할 수 있는 어떤 거래도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며 "4일 투표에 부쳐질 법안은 EU에 협상권을 넘겨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취임 초기부터 '노딜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EU를 반드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는 그의 의지이자 동시에 EU를 향한 '배수진'의 협상 전략으로도 읽혔다. EU는 줄곧 영국 측에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존슨 총리는 만일 4일 표결 안건이 가결될 경우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가능한 조기총선일은 14~15일인 것으로 보도했다. 의회를 해산한 뒤 다시 총선을 실시, 자신의 방침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선출된다면 본인의 입지와 전략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에 대해 CNN은 "이 전략은 엄청난 위험"이라며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전 총리도 2017년에 같은 전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섣불리 승부수를 띄웠다가 보수당이 오히려 의석 수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3일 투표에서도 보수당 의원 중 21명이 노딜 브렉시트 방지를 추진하는데 찬성표를 던져 존슨 총리에 제동을 거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조기총선을 실시하려면 하원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먼저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부터 제정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오는 10월17~18일 이틀간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브렉시트 기한(10월31일)을 앞두고 영국 측과 EU간의 사실상 마지막 협상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또 존슨 총리가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 달 가까이 의회를 정회한다고 밝혀 내부적으로 브렉시트를 제대로 논의할 시간이 많지 않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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