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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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돈낭비'라고 말한 이후 미 조야에선 이참에 연합훈련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훈련의 가치를 평가절하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부적절했지만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의 적절성과 방향성 등은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궁극적으로 소규모 훈련으로 나눠 실시하는 것은 합리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그동안 매우 강력한 동맹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해왔지만 재원을 이렇게 활용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여부는 논의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완전한 돈낭비"라고 표현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이후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고려해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에도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을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한미연합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명목상의 금액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라면서도 "북한보다 훨씬 앞선 한국은 병력과 장비 등을 스스로 충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미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행동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연합훈련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유예와 맞바꾸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 또한 잘못된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진행될 북ㆍ미 실무협상에서 연합훈련 폐지ㆍ축소를 내주고 비핵화의 전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연합훈련과 동맹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북한에 '한미동맹을 흔들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VOA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으로 모든 연합훈련을 취소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국제안보ㆍ비확산담당 차관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돈낭비' 발언을 실수로 규정한 뒤 "한미연합훈련은 두 나라 방어에 모두 중요하다"며 "북한의 공격 위험과 비교해 결코 비싼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 역시 "(연합훈련은) 돈낭비가 아니다"며 "수십년에 걸쳐 발전한 중요한 투자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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