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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유시민의 마스크 시비···朴정부 '복면금지법'과 묘한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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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어용 지식인’을 자처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욕한다고 해서, 대통령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줘요? 그런데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들 그렇게 집회를 하냐”고 말했다. 자신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을 겨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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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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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은 “(집회 현장이) 물 반 고기 반이다. 왜냐하면 진짜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얼마나 모이나 구경하러 온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그냥 저는 뒤에서 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그런 거라고 봐요”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른 것보다 마스크들은 안 쓰고 오면 좋겠다”고 거듭 문제삼기도 했다.

◆서울대생은 왜 마스크를 썼나=서울대생들은 23일(주최 추산 500명 참여)·28일(주최 추산 800명 참여) 교내에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 집회’를 열었는데 28일 집회의 경우 서울대 총학이 주최했고 서울대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란 자격 증명을 확인했다. 이들 중 일부는 유 이사장의 말대로 마스크를 쓴 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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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28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광장에서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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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무분별한 신상털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지난주 1차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조 후보자 지지층은 집회 주최진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찾아가 부모 욕을 하는가 하면, 도정근 총학생회장의 고교 시절 논문도 캐내 비판했다. 심지어 도 회장이 2년 전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전신) 주최 대학생 토론회에 참가한 사실을 두고, 바른정당 소속이라는 소문도 퍼뜨렸다.

논란이 커지면서 도 회장은 “근거 없는 비방을 통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및 총학생회가 대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행태가 발생하고 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연일 해명에 나서야 했다.

◆‘복면금지법’ 발의 땐=야권에선 유시민 이사장의 마스크 시비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4년 전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인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의원들이 “얼굴을 가린 채 무분별한 폭력을 저지르는 집회를 막아야 한다”며 일명 ‘복면금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을 때 당시 야권인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이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법”(이종걸 원내대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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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7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의 '복면금지법'을 비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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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시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테러·불온세력으로 연일 매도하고 있다. 정부는 '복면금지법' 추진에 앞서 국민이 복면을 쓰고 거리에 나설 이유가 없도록 민생을 돌보기 바란다”고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국민을 둘로 쪼개 적을 만들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이며,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을 테러범으로 몰아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복면금지법은 평화 시위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집회·시위의 자유를 막아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옴짝달싹 못 하게 묶으려는 법”(김성수 대변인)이라는 논평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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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4일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마스크를 쓴 채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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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도 많은 시민은 마스크를 쓴 채 촛불을 들었고,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비리 규탄시위에서 단체로 마스크를 썼다.

지난해 대한항공 집회 당일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런 논평을 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불이익을 당할까 봐 가면을 쓰고 집회를 한다고 한다. 약 1년여 전 촛불이 그렇게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작은 촛불 주위에 국민이 하나하나 모여들고 함께 촛불을 들자,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고 결국 촛불 혁명을 만들어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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