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기금 1조2천억원대…쌀 20만t 대북지원 계획 반영, '평화경제' 구체화 사업
통일부는 일반회계 2천183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2천203억원 등 총 1조4천386억원 규모로 2020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남북협력기금은 올해(1조1천63억원)보다 1천140억원 증액됐다. 기금 운영 비용 26억원을 제외하면 내년 사업비는 1조2천176억원 규모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조원대를 유지한 것이지만, 실제 얼마나 집행될 수 있을지는 남북관계 변동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는 남북협력기금 중 20%가량을 집행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각종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정체되면서 7월 말 기준 집행률이 5%에 그친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산을 통해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평화협력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남북협력기금은) 사업이 필요할 때 찾아 쓰는 예산이기 때문에 불용 걱정은 다른 예산과 달리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남북협력기금에서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 인프라 구축에 배정된 예산은 4천890억원으로 올해(4천289억원)보다 601억원(14.0%) 증액됐다.
증액된 액수의 대부분이 철도·도로 협력 예산이라고 통일부 당국자는 밝혔다.
정부는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합의에 따라 지난해 북한과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을 공동조사하고 착공식도 개최했다.
이어서 추가 정밀조사,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진척이 중단된 상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과 (철도·도로) 현대화의 목표, 남북 간 협력방식에 대해 추가 협의를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정책 의지를 실어서 개략적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북 합의 사업인 산림협력 예산도 시범조림 사업 범위를 늘림에 따라 올해 1천137억원에서 내년 1천275억원으로 증액해 편성했다.
대북 식량지원 계획도 늘렸다. 올해는 쌀 10만t 지원을 상정하고 국제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지원 규모를 20만t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대북 구호지원을 위한 기금에도 올해(815억원)보다 73.9% 늘어난 1천417억원이 배정됐다.
'남북 공유하천 공동이용'을 위한 예산은 올해 6억원에서 내년 122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에 이어서 한강하구 생태환경 등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추가 조사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
내년 통일부 일반회계 예산은 올해(2천199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정부의 '평화경제'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용역 발주와 세미나·포럼 개최 등 사업 예산(2억5천만원)이 편성됐다.
외국 신진 연구자들이 국내에서 1∼2년가량 장기 연수하며 북한·통일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7억9천만원)도 처음 시행된다.
한편, 최근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으로 사회적 조명을 받은 탈북민 정착지원 사업으로는 내년 3월 안성 하나원 본원에 완공되는 '직업교육관' 운영 예산(11억7천만원)이 신규 배정됐다.
다만 내년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 총 규모(1천31억원)는 '남북통합문화센터'가 올해 11월 완공되는 등 완료되는 사업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43억원가량 줄었다.
북한인권개선 예산도 올해 8억7천만원에서 내년 3억5천만원으로 감소했는데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미납 임차료를 올해 모두 변제한 데 따른 것이라고 통일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통일부 |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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