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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D-2 …정부 “일 추가조처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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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고됐던 상황, 차분히 대응”

당정, 관련 예산 2조 이상 증액키로

문 대통령, 소재부품장비 펀드 가입

“국민들께서 힘 보태 주기를 바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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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겨냥한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배제 조처 시행일을 이틀 앞둔 26일, 정부와 청와대는 기업별·품목별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일본의 추가 조처 가능성에 대비했다. 일본 정부가 예정대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삭제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28일 발효하면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마다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와 청와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비해 마련한 매뉴얼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우리가 지소미아를 연장했어도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시행했을 것”이라며 “이미 예고됐던 상황인 만큼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으로 향후 있을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강구해둔 기업별·품목별 대응 시스템과 정부-기업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상황 변화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추가 보복 조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엔 “그건 그쪽이 결정할 문제다. 우리가 미리 예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도 이날 내년도 예산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일본 무역보복에 대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관련 예산을 2조원 이상 큰 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대 경제현안인 일본 무역보복 대응을 위해 예산의 대폭 확대가 불가피하다. 추가적 상황 변화와 적기 대응을 위해 예비비도 증액 편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본이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응하지 않은 만큼, 지금까지와 같은 ‘극일’ 기조를 당분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엔에이치(NH)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엔에이치-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농협은 펀드 운용 보수의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기부할 방침이다. 5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한 문 대통령은 “수익의 절반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지원하는 아주 착한 펀드다. 일본의 보복 조치에 맞서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보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연 ‘관정일본연구 학술회의’에서 “대·중소기업 간 상생, 산학연 협력, 정부의 부품·소재 산업 육성 등 지금까지 논의되어왔지만 실천하지 않아온 숙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연구개발(R&D) 정책도 특정한 소재·장비 품목을 정해 개발 때까지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이를 다른 분야로 확장해가는 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확대 등 신남방정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25일 시작돼 이날 마무리된 독도방어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 10여척과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등 육해공 항공기 10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을 포함해 해군 최정예 전력인 제7기동전단 전력과 육군 특전사가 참가했다. 정부는 훈련 종료와 함께 올해 두번째 독도방어훈련 시기와 규모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연철 박민희 이완 서영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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