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4·사진)씨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 앞에 사죄해 시선이 모인다.
26일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방문에 앞서 관리소 측에 사전 연락은 없었으며, 수행원들과 동행했다.
그는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5·18 무력진압을 주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3)씨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노씨는 방명록에 희생자·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과 정신계승을 담은 글을 적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
이후 노씨는 1시간 30분가량 민주묘지에 머무르며 헌화와 참배를 했다. 또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는 추모관과 유영보관소, 구묘역 등도 둘러보고 다시 서울로 떠났다.
당시 신군부 측 인사가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정신을 새기겠다’는 글과 함께 사과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가족 가운데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 사죄한 사람은 노씨가 처음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
노씨의 민주묘지 참배는 병환 중인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86세인 노 전 대통령은 암·폐렴 등 잇단 투병 생활로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고 5·18 과정에서 시민에 대한 무력진압을 주도한 신군부 주요 지도자였다. 지난 2011년에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노씨는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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