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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최고위험, 원금 100% 손실 위험'→'손실 확률 제로'…DLS 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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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가장 높은 위험등급이며 원금 100% 손실 위험이 있다' 자산운용사가 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DLS)을 판매할 은행에 설명한 내용이다. 하지만 은행이 직원들에게 안내한 자료에는 원금 손실 확률이 0%라는 내용이 강조됐다. DLS 논란이 은행의 사기 혐의로 번져나가고 있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3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유경PSG자산운용의 DLS 설명서를 공개했다. DLS를 펀드에 담아 운용한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이다.


공개된 설명서에는 '판매사 사내한'이라고 적시됐다. 펀드를 판매할 은행 내부용으로 확인할 문서라는 의미로 보인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된 독일 국채 10년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대한 설명으로, 위험등급은 '6등급 중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이라고 돼 있다. 만기 시 평가 금리가 -0.7% 이하이면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는 구조를 설명했으며, 이에 더해 '과거 스트레스 시장 상황 및 향후 전망을 고려할 경우 독일 국채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높은 레버리지(200배)로 인해 원금 100% 손실 가능'이라고 했다.


또 '금리는 비교적 추세가 강한 지표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경우 회복되기까지 장기간 소요될 수 있어 만기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이 '행내한', 즉 은행 내부용으로 만든 문서는 낙관적 전망을 위주로 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해 '현재 부진한 성장세는 올 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 3월7일 기준 0.07% 수준이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0.3% 내외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2000년 이후 최저 금리는 -0.186%로 펀드 행사가 -0.20%보다 낮은 적이 없었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만기상환 확률 100%, 원금 손실 확률 0%라고 적시했다.


공대위 등은 "우리은행이 지점 PB센터 직원들에게 교부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에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직원들에게 그릇된 판단을 심어준 것"이라며 "규제와 금융당국의 관리가 철저한 시중은행이란 점에 대한 피해자들의 신뢰를 반대로 이용해 피해자들을 기망(속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히 수사해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은행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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