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최종 선고가 이번 주 내려진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9일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상고한 지 1년4개월,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이 지난해 9월 상고된 지 9개월 만이다.
핵심 쟁점은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살시도·비타나·라우싱 말 3마리의 소유권 이전과 '경영권 승계작업' 인정 여부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1·2심은 정유라씨가 받은 살시도·비타나·라우싱 등 말 3마리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해 뇌물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포괄적 현안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도 뇌물로 인정했다.
2심에서 87억여원이 뇌물로 인정돼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최씨는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부회장 1심 재판부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했지만 2심은 말 3마리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았다며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뇌물 액수는 86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었고,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은 존재하지 않았고 부정한 청탁도 없다고 봤다.
뇌물은 준 자와 받은 자의 하급심 판단이 갈렸던 만큼, 이날 대법원 최종 결론에 따라 어느 한쪽은 파기환송돼 2심을 다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원심을 확정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확정된 20대 총선 공천개입 사건 징역 2년에, 국정원 특활비 사건 징역 5년까지 확정되면 총 32년을 복역하게 된다.
최씨는 징역 20년에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 징역 3년을 더해 23년간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반면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돼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된다.
이 부회장의 원심이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항소심을 다시 받게 된다. 이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혐의 일부가 무죄가 돼 감형될 가능성이 크다.
세 피고인 모두 항소심을 다시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이 말 소유권 이전과 승계작업 둘 중 하나만 인정할 경우 세 사건 모두 파기환송돼 다시 재판을 받는다.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건만 파기환송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말 소유권과 승계작업 모두 인정하되, 분리 선고 취지로 항소심을 다시 받게 되는 경우 박 전 대통령은 경합범에 따른 감경이 이뤄지지 않아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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