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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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협상 없이(노딜) 유럽연합(EU)을 떠날 수 있다(브렉시트)고 강조해 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기존에 EU에 주기로 약속했던 합의금을 4분의 1 만 낼 것으로 추정된다. 존슨 정부는 빚으로 EU가 재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할 계획이나 EU측은 여전히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존슨 총리가 2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자리에서 브렉시트 합의금을 깎겠다고 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지난해 EU와 협상에서 올해 브렉시트 실행 이후에도 2020년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하기로 했다. 또한 양측은 EU와 물리적 국경을 접한 북아일랜드 지역이 브렉시트로 인해 아일랜드와 분리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전환기간 동안 해당 지역을 EU 단일 관세 동맹에 남기는 '안전장치' 조항에 합의했다. 영국은 이러한 전환 기간 동안 계속해서 EU 재정을 보태기로 했고 그 외 영국이 과거 동의했던 EU 사업비용, 각종 EU 직원 임금 등 약 390억파운드(약 57조7020억원)의 재정 분담금을 내기로 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총리실 소속 법무진은 노딜 브렉시트로 전환 기간이 사라질 경우 영국이 부담해야 할 돈이 70억~90억파운드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존슨 정부는 안전장치 조항이 영국의 주권을 침해한다며 해당 조항을 빼지 않는다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일리메일은 존슨 정부의 합의금 삭감 주장이 EU에 브렉시트 재협상을 강요하기 위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막상 EU는 존슨 정부의 벼랑끝 전략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지난 6월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낼 돈을 다 내지 않는 다면 "국가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존슨 총리가 역사에서 '미스터 노딜'로 기록되길 바라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G7 정상회의를 위해 프랑스 비아리츠에 도착한 존슨 총리는 "나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치 않으나 만약 EU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고 싶다면 우리는 안전장치 조항을 기존 합의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G7 내에서 유일하게 노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남에 앞서 미국 뜻대로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조찬에 나선 그는 전날 발표에서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이더라도 보건 같은 분야는 개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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