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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안팎으로 찾아온 난제에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해 검찰개혁을 완수할 계획이나, 딸의 논문 의혹 등이 불거지며 청와대와 조 후보자를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밖으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 측의 공개적 비판으로 한미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성향 야권에서는 조 후보자를 비난하는 여론을 덮으려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는 주장까지 내놓는 등 문 대통령의 국정이 안팎에서 모두 꽉 막힌 형국이다.
단기적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 대통령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는 양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팎의 악재에 따른 국정 지지도 하락 현상이 수치로 나타나자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주 전보다 2%포인트 하락한 45%였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유권자 1천5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6.7%로 전주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 측은 “대통령의 직무 부정 평가에서 오랜만에 인사 문제 지적이 상위권에 올랐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에 따른 악화하는 여론이 확인된 셈이다.
‘조국 청문’' 정국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장 고민스러운 지점은 국민 사이에서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 등이 정부가 추구해 온 가치와 상충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재학 중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이를 통해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의혹은 ‘공정’, ‘정의’를 외쳐온 조 후보자와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뼈아픈 대목이다.
전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울대 촛불집회와 조 후보자 딸의 입학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고려대 촛불집회에는 각각 500여명의 인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은 이 정부의 탄생을 상징하는 이미지다.
조 후보자 딸의 진학 경로를 두고 ‘특권층의 대표적 루트’라는 논란이 이는 가운데 정권의 주요 지지 기반인 20∼30대가 ‘촛불’대열에 합류한다면 청와대가 느끼게 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론의 향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인식한 듯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같은 날‘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년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논란을 두고“집권여당 대표로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 딸을 향한 본격적인 의혹이 일기 시작한 뒤로 청와대는 한결같은 태도였다.
청문회를 열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조 후보자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야권이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의혹들에 청와대가 나서는 것은 더욱 강한 공세의 빌미를 줄 뿐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핵심적인 의혹은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해명하면 거의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문제는 청문회가 열려서 조 후보자가 논란을 직접 소명했음에도 민심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때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지율 흐름을 두고“조 후보자의 해명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면서 현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고 나서 청와대와 정부를 당황스럽게 했던 대목은 미국의 반응이었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에 이 (종료) 결정이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동북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나타낸다고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후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미국의 이런 반응은 한미 간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질 공산까지 있어 보인다.
당장은 한미 동맹의 균열 가능성이 눈앞의 이슈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동북아 평화 정착이라는 문 대통령의 계획에는 남북미 간 협력은 물론 동북아 안보 정세의 다른 축인 중국·일본·러시아의 조력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한미연합지휘소 훈련 뒤인 이날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잇단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더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이 생긴다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행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
이런 견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 동맹이 흔들릴 이유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미국의 반응 역시 지소미아 연장을 원한다고 해온 그간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전날 JT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취할 행동(지소미아 종료)을 인지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결과를 알리면서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로 북한 발사체의 세부 제원 등을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반응과는 별도로 한미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수십 년간 동맹 관계를 이어온 한국이 북중러 안보 축을 상대하는 최전선에 있는 만큼 미국도 쉽게 손을 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 동력이 약화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남북미 정상이 이미 비핵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룬 만큼 그 대원칙 아래 비핵화 프로세스도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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