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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한미훈련 종료에도 미사일 쏴…美압박·'새무기' 완성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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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최고인민회의 지나야 협상 가능할 듯…北, 안보우려·제재문제 의제화 노려

비건 "北서 소식 듣는 대로 협상 재개"…대화 시작되도 성과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종료 이후에도 대화를 외면한 채 미국을 향한 비난과 '무력시위'를 병행하는 행보를 이어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은 오늘 아침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등 발사체 발사는 이달 들어 5번째, 올해 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9번째에 달한다.

북미 정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비핵화 실무협상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한미군사연습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친서를 보냈다.

그러나 훈련이 끝난 지 나흘 연속으로 이러저러한 '구실'을 앞세워 대미 비난을 쏟아내더니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조치라고 주장하던 시험 무기 발사까지 지속하며 약속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 북한 미상 발사체 2발 발사(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북한이 24일 새벽 또다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아침 함경남도 선덕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북한은 한미훈련 종료 이틀만인 지난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 미국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F-35A 스텔스 전투기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언급하며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하여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이어 23일에는 이례적으로 리용호 외무상이 담화를 발표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인터뷰를 지적하면서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난 여전히 김 위원장이 이것(비핵화)을 이행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러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그들이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안보 문제와 대북제재 등을 대미 비난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회담이 재개될 경우 논의할 의제들을 테이블에 꺼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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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기대 북미정상회담 장소는?…판문점 부상 (CG)
[연합뉴스TV 제공]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도 결국 이러한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에 새로운 안을 갖고 나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서둘러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군사적 위협능력 제고가 먼저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는 상황인 데다 북미 협상의 장기전을 고려할 때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느긋함과 '현상 유지 전략'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회담 대신 발사체 발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대외적 목적보다는 내부적 수요가 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회담 재개에 뜸을 들이면서 우선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잇달아 개발 시험 발사해온 새로운 무기체제를 완성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미 비핵화 대화가 시작되면 그동안 개발해온 무기의 완성을 위한 시험 발사가 어렵기 때문에 기왕 하던 발사를 몰아 하면서 새로 개발해온 무기체계의 완성도를 키우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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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발사체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새로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다연장 로켓),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비슷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시험 발사했다.

그중 북한판 이스칸데르 경우 최소 5회 이상 시험 발사를 했고,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26일 이에 대해 "새로 작전 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라고 언급해 이 미사일이 완성돼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보여줬다.

반면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나 특히 이달 10일과 16일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의 경우 북한이 성공이라고 주장은 하지만, '실전배치' 언급이 나오지 않아 아직 기술적 수준이 완성단계는 아닐 것을 짐작케 한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구경방사포나 에어태킴스 유사한 단거리 지대지미사일의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지금까지 각각 2번씩 발사를 했지만 수정·보완해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선 조금 더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29일 올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만큼 이에 앞서 새 무기체계의 개발을 마무리해 내부적으로는 억제력 확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이를 토대로 협상에 나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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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 약속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에 따라 최고인민회의가 지나야 북미간의 접촉이든, 협상이든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당국은 9월 초에 북미실무협상을 열어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9월 하순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잇단 대미 비난과 미사일 발사,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비난 등으로 미뤄볼 때 이런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일단 북미협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비교적 적극적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간에 협상이 시작된다고 해도 긍정적인 결과물로 생산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미국의 협상팀이 우선 풀어야 할 과제는 조선을 핵과 대륙간탄도로켓 개발로 떼밀었던 요인을 제거하는 방도를 세우는 것"이라며 "전쟁 연습이 일차적인 고려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의 수준과 북한이 원하는 안보우려 해소 및 제재 완화 등의 거래가 몇번의 접촉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무거운 이슈들이어서 협상이 재개 되도 북미 합의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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